[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중국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꾸준히 발을 넓히고 있다. 빠른 시간에 많은 자금이 쏠린 만큼 올해 안에 비중이 더 확대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계 자금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차이나 머니' 동향에 맞춘 투자전략도 제시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7월까지 중국계 자금은 1조8850억원 가량 유입됐다. 상반기 누적으로만 보면 미국(2조414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연초 이후 내내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으며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6조3740억원) 중 29.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계 자금(37.9%) 규모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순매수 규모는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중국계 자금의 동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2년 전 "중국계 자금이 우리 시장에서 흥미롭게 움직이고 있어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지속적 관심을 권하기도 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중국계 자금의 유입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에만 대규모 자금이 집중돼 향후 비중 확대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중국계 자금의 비중은 1.3%를 기록해 영국계(30.7%)나 미국계(17.8%)보다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자금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며 "오히려 상반기까지 거의 안 들어왔던 영국계 자금의 유입 여력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차이나 머니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계 자금은 빠르게 움직이기보다 시간을 두고 투자하는 성향이 있다. 주로 국가 차원에서 운용하는 국부 펀드를 통해 투자가 진행되는데, 최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단계에서 자금이 더 유입될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로도 유명하지 않나. 그런데 지금은 미국 국채 뿐 아니라 좀 더 다변화된 운용 전략을 모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중국 금융시장이 확대될 것임을 감안할 때 우리 증시로의 투자 확대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긴 틀에서 중국계 자금이 더 들어올 것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위원은 "향후 '차이나 빅 머니 시대'의 수혜주는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는 국내 IT, 자동차, 금융주가 될 것"이라며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선전 중인 성장형 소비기업, 인바운드 붐 수혜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