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올 연말까지 실시간 3차원(3D) 방송 중단이 예고되면서 초고화질(UHD) 방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3D 실시간 방송을 운용해왔던 KT스카이라이프는 15일 3D 영상 전용채널인 ‘스카이3D’ 운영을 중단하면서 3D 방송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3D 방송 주파수를 UHD 방송 주파수 대역으로 활용해 UHD 방송 사업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3D 방송 중단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내 중단을 준비하고 있다”며 “UHD 방송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10년 1월 세계 최초로 스카이 3D를 통해 3D 전용 방송을 시작했지만 활짝 꽃도 펴보지 못하고 5년여만에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장시간 3D TV를 시청하면 어지럽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최근 3D의 입체감을 UHD TV가 커버할 수 있다는 분위기”라며 “세계적으로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3D 방송을 접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스포츠 방송국 ESPN은 3D 전문 채널 ‘ESPN 3D’를 연내 폐지한다고 밝혔고 영국 공영방송사 BBC도 3D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최대 위성방송사업자 디렉TV도 지난해 2010년 설립한 3D 전문채널 ‘N3D’ 송출을 중단했고 일본 위성방송 대기업 스카파-JSAT 역시 3D 전문 채널 ‘스카찬 3D’ 방송을 지난 3월 중단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인 방송사들의 이같은 3D 방송사업 철수는 컨텐츠 제작비용 부담과 3D TV 보급 저조 등의 이유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3D TV보급과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컨텐츠 제작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세계적으로 유료방송사업자들이 3D 방송은 접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UHD TV가 3D TV의 입체감을 특수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커버해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UHD 방송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도 3D TV는 찾아볼 수가 없었으며 UHD 커브드(Curved·곡면) TV가 대세였다”면서 “UHD 커브드가 나오면서 안경을 쓰지 않아도 3D TV와 비슷한 입체감을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방송사업자들도 UHD 방송에 쏙쏙 뛰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일
SK브로드밴드(033630)와
KT(030200) 등 IPTV사업자들은 각각 'Btv UHD'와 '올레 기가 UHD tv'란 이름으로 UHD 방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다음 달 중순경 UHD 전용 셋톱박스 출시해 본격적인 UHD 방송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3D의 경우 기술 및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사업을 접었지만 UHD 방송은 상대적으로 분위기는 괜찮다”면서 “UHD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방송사업자들이 앞다퉈 UHD 방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UHD 방송이 3D 방송처럼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양질의 컨텐츠와 제작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한 전문가는 “3D 방송의 철수는 양질의 컨텐츠가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UHD 방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볼만한 컨텐츠 생산에 대한 투자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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