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5·인천시청)이 지난 25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News1
[인천=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의 대를 이을 수영 스타의 탄생이 멀어 보인다.
육상과 함께 기초 종목으로 분류되는 수영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 경기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 수가 걸려있는 종목이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는 5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한국 남자 수영은 박태환만 바라보고 있다. 박태환 외에 금메달을 가져올 '포스트 박태환'의 가능성이 안 보인다.
인천아시안게임 경영 38개 종목 중 32개가 끝난 상황에서 한국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5개를 땄다. 이 중 박태환과 관련이 없는 메달은 여자 혼계영 400m 은메달과 남자 접영 50m에서 나온 양정두(23·인천시청)의 동메달뿐이다.
박태환은 26일 자유형 1500m와 단체전인 혼계영 400m에 나서지만 1500m 세계 기록 보유자인 쑨양(중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상승세가 거세 금메달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이 때문에 한국 남자 수영이 1978년 방콕 대회 이후 36년 만에 금메달 없이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라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1970년 테헤란아시안게임과 1974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2관왕(400m 1500m)에 오른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이후 남자 수영의 금맥을 이은 게 박태환이다.
박태환은 184cm의 수영선수치고는 작은 키다. 하지만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영법을 익히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태환이 7살에 만난 노민상 코치는 천식을 앓고 있는 박태환만을 위한 영법 고민에 고심했고 결국 그의 잠재력을 이끌어냈다.
박태환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최연소 대표로 뽑혔다. 하지만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출발 신호가 나기도 전에 물속에 뛰어들어 실격됐다. 자칫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었던 이를 훈련으로 극복한 박태환은 오히려 최고 수준의 스타트 속도를 장착했다.
박태환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200m, 400m, 1500m를 싹쓸이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400m에서는 한국 최초로 수영에서 금메달을 땄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100m, 2000m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회 연속 3관왕의 쾌거도 쌓았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실격 파동을 딛고 은메달 2개를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을 전후해 나온 "포스트 박태환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아직 실천은 요원해 보인다. 국제 경기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기초 종목이며 메달 수가 많은 수영을 키워야 함에도 여전히 '반짝인기'에 편승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선수 선발을 앞두고 대한수영연맹은 '각 종목 선발전 1위 선수만 뽑는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각 세부 종목에 최대 2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음에도 스스로 선수 수를 줄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 많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마저 없앤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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