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은행 본점 사옥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우리은행 매각 공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첫번째 단계인 경영권 매각부터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 외에는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없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30일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매각 공고를 실시하기로 했다. 소수지분매각 공고는 다음달 28일에 나온다.
공자위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6.97% 가운데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30%)은 일반경쟁으로 입찰하고, 나머지 소수지분(26.97%)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단 매각 공고가 나면 우리은행 매각이 본격화되지만 경영권 매각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라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현재까지 유력한 인수 후보는 교보생명으로, 신창재 회장이 은행 인수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표명해 왔다. 교보생명 입장에선 우리은행을 품을 경우 장기적으로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가능해진다. 또 현재 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자산 300조원대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30%)의 시가는 2조5000억원 수준. 교보생명이 동원할 수 있는 인수자금 여력은 여기에 한참 못 미친다.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요원하다.
우여곡절 끝에 교보생명이 경영권 입찰에 나서더라도 2명 이상의 유효경쟁이 성립될지 의문이다. 관련 법에 따라 교보생명의 단독 입찰일 경우에는 복수 이상의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은 무산된다.
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 등 다른 대형 금융지주사는 우리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CEO 교체, 계열 은행의 조기통합 등 각 사의 현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우리은행에 눈 돌릴 여유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매각의 핵심은 경영권 입찰에 나설 후보자가 교보생명 외에 있느냐 여부다"며 "현재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올 초까지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마무리 한터라 자금여력이 없고 인수후통합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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