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가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한다. 임직원수 2300명, 연매출 1조원, 시가총액 10조원 규모의 대형 인터넷기업이 등장하는 것이다.
2위 사업자끼리 손을 잡아 업계 판도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는 취지에 투자자들은 많은 기대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지난 10년간 내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다. 양측은 메신저, 모바일SNS, 모바일게임, 모바일 꾸미기, 검색, 커뮤니티, 콘텐츠, 전자상거래, 동영상, 음원, 지도 등 부가통신사업 전영역에서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다.
이중 PC는 네이버가, 모바일은 다음카카오가 경쟁우위 상황에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따라서 다음카카오가 한단계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네이버의 PC사업을 잠식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다음카카오, 서비스 포트폴리오 비교 (자료=뉴스토마토)
하지만 온라인 리서치기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NAVER(035420)가 최근 PC사업 핵심인 검색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5%를 유지하는 등 강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합병법인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도 관건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했을 때 상황이 결코 긍정적이라 볼 수 없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메신저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수백억원 규모 마케팅 비용을 썼으나 성과 없이 그저 탕진하는 데 그쳤다”며 “카카오게임하기와 카카오스토리 이후 대중적 인기를 얻은 서비스가 미진하다는 것을 봤을 때 초기 역동성이 많이 사라진 듯 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음(035720)은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 지난 4년간 대부분의 신사업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양사는 간편결제, O2O(Online to Offline), 사물인터넷 등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하는 최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 판교사무실 (사진=뉴스토마토)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융화시키는 일도 중요한 작업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적자원 중요성이 큰 IT기업에서 조직원 간의 유대감과 비전공유가 악화되면 회사 경쟁력 또한 떨어진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음 내부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대주주가 된 만큼 카카오 주도의 인사발령이 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한 팀장급 인사는 “분위기가 많이 정체된 데다가, 개인적인 비전과도 맞지 않아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회사 관계자도 “임원 중에서는 속된 말로 목이 성한 사람이 없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다음과 카카오는 조직개편 및 인사정책과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벌써 잡음이 나오는 것은 초반부터 조직이 삐걱대는 증거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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