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작가가 손으로 그린 흑백 그림에 색칠하는 성인용 책인 <비밀의 정원>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밀의 정원>(클)은 한국출판인회의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교보문고와
예스24(053280)·알라딘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8곳의 판매 부수를 종합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도서출판 '클'의 박정호 팀장은 "지난 8월20일 국내 출간 이후 4만8000여 부가 출고됐다"며 "외국에서는 과거부터 이런 책이 인기가 있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 가장 예쁜 그림이 있는 책을 선정해 국내에 출간했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의 일러스트레이터인 조해너 배스포드가 만든 이 책은 지난해 영국에서 10만 부, 미국에서 12만 부가 팔리는 등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13개국에 출간됐다.
특히 <비밀의 정원>과 같은 '안티-스트레스 컬러링북'은 세계 곳곳에서 수십 종 등장하는 등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도 <아트 테라피 컬러링 북>,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컬러링 북> 등 비슷한 상품들도 함께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인들이 색칠을 하다 보면 걱정과 긴장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2030 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이 책 구매자의 85.7%가 여성이며, 이 가운데 66.5%가 20~30대다.
조세연 예스24의 취미·실용 담당 MD는 "이 책의 색칠놀이라는 아날로그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면이 최근 디지털 시대에서 피로에 시달린 2030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반적인 책보다 저렴한 가격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색칠한 그림을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욕구도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도서출판 클의 박 팀장은 "독자들이 책에 색칠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자발적으로 올리는 등 입소문을 탄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내에서 이런 책이 젊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심리적 안정을 원하는 수요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일본에서는 성인용 색칠 책이 고령화 시대를 맞아 치매 예방 또는 미술치료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므로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출판과학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펜글씨 연습장, 일러스트를 따라그리는 책이 종류별로 10만~40만 부가량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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