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2005년 한국도자기에서 분사한 젠이 승승장구 중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젠은 2014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에서 전년 대비 40.6% 증가한 249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45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제조업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18% 수준이다.
2013 회계연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77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법인은 5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면 모태였던 한국도자기는 지난해 매출액 404억원,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하며 명확한 대조를 보였다. 2012년 매출액 465억원, 영업이익 56억원과 비교하면 수익의 급락이다. 올해 역시 중금속 파동에 따른 상반기 실적 부진이 예상돼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젠의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젠 측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던 백화점 매장이 2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어진 점을 실적 상승의 비결로 꼽았다.
2인용 제품 등 세트 구성의 다양화와 친환경 디자이너 레이첼바커와 협업한 브랜드를 앞세우면서 선호 연령대도 다양해졌다는 설명이다. 젠 관계자는 "기존 40대에서 50대 후반이 주 연령대였지만, 20대 층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해외 브랜드 도자기 제품을 만들어 납품에 주력했던 것에서 벗어나 젠레이첼 바커, 젠쿡, 젠엔락 등 자체 브랜드 생산·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자체 브랜드 성장에 따라 부가가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시장에서는 삼촌이 이끄는 젠이 조카의 한국도자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성수 젠 회장은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의 동생으로 김동수 회장이 경영권을 장남인 김영신 사장에게 물려주자 2005년 한국도자기의 인도네시아 공장을 들고 분사해 젠을 설립했다.
업계는 젠이 국내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시장에 본격 진출해 40·50대뿐만 아니라 젊은 층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제품들을 선보였고, 도자기업계 정체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을 이룬 탓이다.
한 관계자는 "OEM 주력 업체에서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며 "젠엔락, 도자기 김치용기 등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를 선보이고, '레이첼바커'와의 협업 등을 통해 젊은 층의 도자기 수요를 자극한 점은 업계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레이첼바커 메도우플라워. (사진=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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