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명민과는 다르다'는 주원의 자신감
2014-10-08 09:22:51 2014-10-08 09:22:51
◇주원 (사진제공=심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제빵사로 출발해 조선시대 의협 각시탈부터, 레지던트 의사, 국정원, 모델까지 배우로서 다양한 직업군을 소화한 배우 주원. 이번에는 지휘자다. KBS2 새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이하 <칸타빌레)에서 그는 시크하지만 능력이 탁월한 차유진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참 배우하면서 별걸 다 해보는 것 같아요"라고 너털웃음을 짓는 그를 지난 7일 강원도 철원군 동성읍 모닝 캄 빌리지(Morning Calm Village)에서 만났다.
 
촬영 후 기자들을 만난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칸타빌레>를 얘기할 때는 힘이 넘쳤다. "이 드라마 내부 시사도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엄청 재밌었었어요. 지금은 빨리 공개됐으면 좋겠어요. 자신감이 있으니까."
 
시작 전부터 자신감을 내비치는 주원. <제빵왕 김탁구>부터 <각시탈>, <굿닥터> 등 '시청률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얻고 있는 주원의 <칸타빌레>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원 (사진제공=심엔터테인먼트)
 
◇"김명민 선배랑은 다른 느낌 될 것"
 
<칸타빌레>는 이미 일본에서 원작이 있는 드라마다. 국내에서도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원작과의 비교가 안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주원을 비롯한 배우들에게 원작을 보지 말라고 주문했다. 원작과는 다른 드라마를 만들 생각에서다. 그러면서 "전 감독님 말 안 듣고 또 다 봤어요. 원래 원작을 좋아하거든요"라고 반전의 말을 던지고 미소를 짓는 주원이다.
 
"원작도 깊이 박혀있고 그래요. 그래도 전 일본 배우랑 다르잖아요. 애초에 그걸 표현하려해도 그렇게 할 수 없어요. 똑같을 수가 없어요. 그러려고 하지도 않고요. 심은경이라는 다른 상대배우가 있기도 하고요. 원작 캐릭터하고는 다를 거예요. 비슷한 연출은 있어도 다른 느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음악을 다루는 드라마라서 애초에는 JTBC <밀회>의 유아인과의 비교를 물어보려고 했다. 주원 역시 극중에서 피아노를 치지만 주로 하는 역할은 지휘다. 그래서인지 주원은 포커스를 유아인보다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에 맞추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5개월 전부터 고된 연습기간을 가졌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그의 지휘 연기는 놀라울 정도로 숙달된 수준이었다. 손짓 하나 부터 오케스트라와 소통하는 눈빛과 표정에서의 그는 이미 열정을 가진 지휘자였다.
 
"우리나라에는 김명민 선배라는 훌륭한 지휘자가 있었잖아요. 그걸 넘고 싶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왜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하냐고 하는데, 이미 훌륭하게 해낸 선배가 있어서 그 이상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오랜시간 준비했어요."
 
원작보다도 세 배이상으로 곡수가 많고, 완벽한 지휘자로 보이기 위해서는 준비할 게 엄청나게 많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넘는다기보다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베토벤 바이러스>도 봤는데 기본적인 지휘나 분위기랑 표정을 완전히 다르게 보여주고 싶어요. 물론 표정이나 행동에서 풍기는 모습은 김명민 선배가 열 수 위겠죠. 저는 스킬을 더 오래 연습했고, 한 손만 써도 되는데 굳이 양손을 다르게 쓰려고 하고 있는데, 김명민 선배와는 다른 지휘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이에요."
 
김명민과 다르다면 주원이 연기하는 차유진의 포인트는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거침없이 답이 나왔다. "오케스트라와 소통을 많이 하는 지휘자"란다.
 
한 마디 한 마디 자신감이 넘쳤다. 준비한 것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기대해 주세요"라는 말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주원 (사진제공=심엔터테인먼트)
 
◇"심은경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죠"
 
원작 <노다메 칸다빌레>에서 여주인공인 노다메는 극의 활기를 띄우는 인물이다. <내일도 칸다빌레>에서는 이 역할을 심은경이 맡았다. 국내에서 20대 여배우 중 최고라고 손꼽히는 심은경이다. 게다가 하이톤을 가져 독특한 스타일로 극의 분위기를 끌고 가는 인물이다.
 
반대로 주원은 까칠하고 시크한 지휘자. 목소리도 저음에다가 감정 표현이 적은 인물이다. 현실감을 불어넣어주는 캐릭터. 자칫하면 심은경에게 묻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아먹힐 수도 있죠."
 
의외로 담담했다. 애초에 스태프들과 그런 얘기도 많이 나눴다고 한다.
 
"설내임(심은경 분)이 엄청 하이톤이에요. 톤이 엄청 위에 있어요. 반대로 저는 밑에 있죠. 이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잡아먹힐 수도 있어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제가 준비가 확실하게 돼있어야 앞으로 나가는데, 아직은 초반이라 그런지 확실하게 나가질 못하고 있어요. 게다가 멋있는 척 하는 거 안 좋아하는데, 좀 멋있어야 하거든요. 지금은 '더 커보여야돼'라는 생각보다 은경이와 서로 캐릭터의 합을 맞추는데 더 열중하고 있어요."
 
진중하고 신중했다. 그 고민이 얼굴에서 드러났다. 이런 고민이 있었기에 지금의 주원이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굿닥터>로 흥행한 뒤 다음 작품을 고를 때도 엄청 고민을 했다고 한다. 결국 <칸타빌레>로 선택한 이유는 10~20대와의 교감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굿닥터> 끝나고 대본이라는 대본은 거의 다 봤어요. 그 중에 <칸타빌레>를 선택한 이유는 대중이 원하는 작품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사실 저는 진중한 작품을 좋아해요. 그러다보니까 이제껏 필모가 대부분 무거웠어요. 어린 친구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이 아니죠.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젊은 친구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할 거 같아요. 그게 저에게 필요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겨우 27살. 아직은 놀기 좋아할만한 혈기 왕성한 나이에 모든 에너지를 작품에 쏟고 있는 것 같았다. 술도 한 잔 못 마신다는 주원. 착하고 성실한 이미지 그대로 생활하는 듯 보였다.
 
그 때문일까. "새로운 거 보여드리겠다"는 말이 거만하다기 보다는 자신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칸타빌레> 첫 방송까지는 6일 남았다. 자신감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다음주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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