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현재 유통 중인 국내 분유 제품의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 학계와 업계가 문제가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7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상위 4개 업체의 분유를 분석한 결과 6개월 이하의 영아가 먹는 27개 모든 제품에서 하루 나트륨 충분 섭취량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KDRIs)에 따르면 0개월~5개월 영아의 나트륨 충분 섭취량 기준은 120㎎/일, 6개월~11개월 영아는 340㎎/일, 1세~2세의 유아는 700㎎/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제조사의 제조방법에 따라 일일 나트륨 섭취량을 계산한 결과 0개월~1·2개월 영아가 먹는 3개 제품을 제외하고 6개월 이하 영아용 분유 제품 27개 모두가 많게는 210㎎의 나트륨을 함유하는 등 하루 충분 섭취량이 107%~183%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근 의원은 "많은 전문가가 만 4세까지를 평생의 입맛을 형성하는 시기로 보고 있어 영아 때 먹는 분유에서부터 짠맛에 길들여진다면 식습관을 개선하기 힘들 것"이라며 "분유도 나트륨 함량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만들어 국민 나트륨 저감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유가공기술과학회는 나트륨의 순기능 측면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영·유아에게 필수적인 성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승용 회장은 "나트륨은 삼투압 유지와 수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로, 나트륨이 부족하면 무기력, 구토,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며 "나트륨을 과하게 섭취하는 성인과 다르게 조제분유를 유일한 영양공급원으로 섭취하는 영·유아는 반드시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조제분유의 나트륨 규격은 CODEX, EU, FDA 등 국제적 규격과 같은 13.8㎎~41.4㎎/100㎖로 같은 수준"이라며 "국내 조제분유의 나트륨 함량을 산출해 보면 20.0㎎~21.0㎎/100㎖로, 오히려 법적 규격보다 낮은 데다 모유(13.7㎎~32.9㎎/100㎖)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인 영양섭취기준과 하루 충분 섭취량 등 나트륨의 기준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일반적으로 신생아와 5개월 된 유아의 하루 분유 섭취량은 2배나 차이나 나는데도 나트륨 섭취량을 같게 120㎎/일로 설정한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충분 섭취량도 영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충분히 섭취돼야 한다는 개념으로, 유해물질과 같이 이보다 적게 섭취하라고 상한치를 규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분유업계 역시 모유에도 들어있는 필수 성분인 나트륨이 국내외 기준에 맞게 함유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조제분유는 모유에 가깝게 종합적인 영양 균형을 맞춰 생산되고 있고, 외국 분유와 달리 4단계로 구분해 영·유아의 성장 발달을 돕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돼 있다"며 "나트륨 함량 또한 국내외 법적 기준과 모유 수준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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