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직격탄에 휴대폰 대리점들 추풍낙엽
2014-10-20 16:11:52 2014-10-20 16:11:53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지 20일째 접어들면서 일선 휴대폰 대리점들이 사경을 헤메고 있다.
 
20일 수도권 주요상권에 위치한 휴대폰 대리점들을 둘러본 결과,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 발길조차 없어 직원들만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단통법 시행은 당초 통신사들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제한해 유통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휴대폰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게 일선 대리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통신사들은 제조사에게 출고가 인하를, 제조사는 통신사에게 보조금 인상을 요구하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몰두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통신사에는 보조금 상향과 요금 인하, 제조사에는 출고가 인하를 주문했다.
 
통신사와 제조사, 정부가 모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 대리점들은 매출 급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 휴대폰 대리점 주는 "이번달 단통법이 시작되면서 매출의 거의 70~80% 줄었다"며 "월세를 포함한 매장 운영비가 감당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휴대폰 대리점들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임대료 자체도 큰 부담이다. 서울 시내 중심의 20평 기준 대리점의 경우 월세 500만원, 관리비 150만원, 인건비 최소 2명 기준 400만원 정도로,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운영비가 소요된다.
 
때문에 1~2주만 영업이 안 되도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반기 이동통신사 영업정지에 간신히 살아남은 대리점들도 이번만큼은 생존이 어려운 실정이다.
 
박희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사무총장은 "상반기 영업정지로 손실이 컸기 때문에 이번달 추가 차입도 어려운 상태라 중소형 대리점들은 벌써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며 "매출이 7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다음달 줄폐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대차 계약으로 3개월 이상 월세를 연체해 강제로 매장을 내놓은 대리점주들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리점 매장들이 매물로 많이 나와 있는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매매가 안 된다"며 "권리금 주고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매매가 지연되면서 권리금은 고사하고 보증금도 까먹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통신사는 고객 지원금을 현실화하고, 제조사는 출고가를 인하하고, 정부는 단통법을 즉시 개정해야 한다"며 "정부는 30만 유통종사자의 생존을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휴대폰 대리점 외경. (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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