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23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검찰의 사이버 명예훼손 단속 강화 방안을 두고 치열한 난타전을 펼쳤다.
이 와중에 김진태 검찰총장은 발표 내용 중 일부 표현이 부적절했다면 서도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를 기존 계획대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검찰의 사이버 명예훼손 단속 방안을 두둔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사이버 검열'·'사찰' 등의 비난이 거세지는 것과 관련해 "제2의 사이버 광우병 사태"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2008년 광우병 반대 집회 이후) 광우병에 걸린 사람 있나"며 "하다하다 아무런 문제없이 집행되고 있는 감청영장을 문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도읍 의원은 "사이버 검열이라고 하는데, '검열'의 뜻은 표현물을 사전에 심사해 발표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 내에서 극히 제한된 범죄와 범위 내에서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 것에 사찰이란 용어를 붙이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갑윤 의원은 사이버 검열 논란에 기름을 부었던 카카오톡 감청 논란과 관련해서 "카카오톡은 이제 북한이 활용하는 매체 중 하나"라며 주장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검열 논란이 부각된 데 대해 검찰의 책임을 질타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검찰 내부 문건도 아니고 보도 자료를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상세하고 자료를 배포해야지, 거두절미하고 발표하니까 대통령 한마디에 국민들 사생활 통제하겠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News1
반면 야당은 검찰에 대한 파상공세를 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검찰이 '인지수사 방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보이는 것과 관련해 "명예훼손 심각하게 하니까 제발 고발한 수사만 확실히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터넷상에서의 허위사실 유포 단속은 법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하게 돼 있다. 검찰은 고발 들어오면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임내현 의원은 "반의사불벌죄인 명예훼손에 대해 인지수사를 하면 180만 건에 대해 실시간으로 수사하겠다는 건 수사력 낭비"라고 비판했다. 우윤근 의원은 "검찰이 충분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표적수사의 가능성이 있는 문구들이 많다"며 이명박 정부 당시 있었던 '미네르바 수사'가 재연될 것을 우려했다.
전해철 의원은 "사이버 검열 사태는 실체는 있다"며 "촉발된 건 검찰이 지나치게 개인정보에 대한 의식이 떨어져 이 사태를 야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일반 명예훼손과 달리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를 고소 없이 수사하면 수사력이 낭비된다. 검찰 수사력으로는 그 많은 글을 검색하고 선제적으로 수사할 수가 없다"며 "결국 선별적으로 표적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의 이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진태 검찰총장은 기존의 사이버 명예훼손 단속 강화 방안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명예훼손 단소 강화 방안의 근간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