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다음달 경기전망을 비관적으로 바라본 데 이어 대기업들의 경기전망 지표도 크게 떨어졌다.
주요기업들이 3분기 어닝쇼크를 쏟아내고 있고, 중국의 성장률 하락,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기대가 한풀 크게 꺾였다는 분석이다 .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3.6으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10월 BSI 전망치가 100.7로 긍정적이었던 점에 비하면 다시 어둡게 반전된 셈이다.
BSI는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경기 현황과 전망을 조사분석한 것으로, 기준점인 100 이상이면 경기전망을 밝게 보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것이고, 반대로 100보다 낮으면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11월 BSI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96.5), 수출(97.5), 투자(95.8), 자금사정(96.7), 재고(102.9), 고용(99.4), 채산성(94.0)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의 경우 100을 넘어가면 재고과잉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역시 우울한 결과다.
실제 경기실적에 대한 지표도 좋지 않다. BSI 10월 실적치는 93.1로 올 3월(100.7) 이후 7개월째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10월 실적 역시 내수(97.9), 수출(95.2), 투자(95.2), 자금사정(97.3), 재고(105.0), 고용(99.4), 채산성(93.4)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중공업에서 전자 및 통신장비가 77.4로 업종 최하위를 기록했고, 석유정제 및 화학제품(85.7)과 자동차·트레일러 및 기타운송장비(90.6)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부진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전차군단과 정유사들의 실적 부진이 그대로 반영됐다.
경공업에서는 음식류(92.9), 비제조업(95.5), 섬유·의복·가죽·신발(95.5) 등이 부진했고, 비제조업에서는 운송업(84.8)과 컴퓨터프로그램 및 정보서비스(90.9), 도·소매(92.2), 건설(92.5)의 부진이 컸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부진은 전날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했던 11월 중소기업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11월 SBHI는 전달(93.7)보다 6.6포인트나 떨어진 87.1을 기록했고, 업종별로는 섬유제품(97.1→81.7), 전기장비(92.4→81.5), 기타운송장비(93.0→80.0) 등 18개 업종에서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대기업들의 10월 실적이 좋지 않고 11월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하청업체들이 많은 중소기업들의 11월 전망도 나빠진 것이다.
전경련 김용욱 경제정책팀장은 "저성장 및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은 향후 경제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금융 정책에도 회복 모멘텀이 미약한 만큼 구조개혁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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