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이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기점으로 양적완화(QE)가 종료되면서 '유동성의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벤트를 끝낸 증시는 당분간 조정 국면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주로 보수적 관점의 투자 전략을 내놓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는 FOMC회의를 끝낸 후 성명서를 통해 "이달을 끝으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양적완화 종료는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관전 포인트였던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 유지' 문구는 유지됐지만 경기 판단은 매파적이었다. 고용 시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빨리 개선된다면 인상 시기가 더 일찍 결정될 수 있다는 설명도 포함됐다.
연준의 경기 낙관으로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간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도 장 중 내내 하락권에서 움직였다.
증시가 짧은 시간 안에 반등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번 FOMC 결과를 계기로 앞으로 나올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논쟁이 불붙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
천정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지표에 의존한 통화정책 결정 문구들이 강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라며 "기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탓에 당분간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귀환 여부도 불투명하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굳이 어닝(실적)도 좋지 않은 국내 증시를 살 이유가 없다"며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다 해도 미약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달 코스피 고점은 1980선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박스권에서 벗어나 상승 추세로 돌아서려면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컨설팅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시장의 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기업 실적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며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과 연기금의 투자 확대 등 수급적 요인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보수적 전략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배 연구원은 "코스피가 1980선을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경우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낫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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