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존폐위기에 놓여 소외됐던 사양산업 관련주가 올 들어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골판지, 가구, 페인트, 시멘트, 방직산업 등 이른바 저무는 산업으로 불렸던 종목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수익률은 시장대비 월등히 높은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2.9% 내렸고, 코스닥 지수는 10.5% 상승했다.
◇코스피 소형주, 코스닥, 주요 사양산업주 주가 추이. (자료= Quantiwise, 한국투자증권)
허은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코스닥, 코스피 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골판지주의 주가 상승이 눈에 띈다"며 "이런 골판지주의 강세는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사양산업 관련주 상승의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저성장 시대에 안정적 성장성을 보유한 사양 산업의 경우 상대적인 투자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며 "또한 자산주가 재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보유 자산 가치에 대한 재조명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들어 선방하고 있는 사양산업 관련 업종 가운데에서도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는 의견이다. 지속적인 주가 강세를 보이는 업종과 약세로 전환한 업종 가운데에는 1차적으로 영업가치 개선에 포인트가 있다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주가 강세가 지속되는 가구, 면방주와 상승 추세가 꺾인 시멘트주, 페인트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만한 영업가치 개선의 지속 여부에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가구주와 면방주의 주가는 대체로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구주는 리모델링 수요 증가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 확대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면방주도 베트남 시장 진출에 따른 중장기 성장성에 주가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반면 시멘트주와 페인트주는 가격 인상과 건설 경기 개선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됐지만 단기에 그쳤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15% 넘게 오른
삼화페인트(000390)는 지난 7월 신고가를 경신한 후 8월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고,
노루페인트(090350)도 7월 52주 신고가를 쓴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시 부각되는 사양산업 관련 종목 가운데에서도 영업가치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골판지주 가운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원지업체에 주목하고 있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골판지 원지와 원단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하락했던 원지 스프레드가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고, 골판지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주요 골판지주 수익률 추이. (자료=이트레이드증권)
허은경 연구원도 "골판지 업종의 영업가치는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폐지 즉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과 골판지 업체들의 가격결정력 강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 지속, 해외 역직구 시장 성장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자산가치 관점에서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양산업 관련주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장치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골판지주의 자산가치에도 미래가치가 불투명한 기계 자산 비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골판지주 정리. (자료=FnGuide, 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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