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산특위, 朴 대통령 전용 헬스기구·트레이너 의혹 공방
새정치 "1억원 상당 대통령 개인 운동장비 구입 의혹"
김기춘 "청와대직원, 출입기자들 돌려쓰는 운동기구"
2014-11-06 15:40:08 2014-11-06 17:33:5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6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장으로 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 이어 이날도 박근혜 대통령의 전담 헬스트레이너 채용건과 1억원에 달하는 개인 운동장비 구입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최 의원은 국회 예결위 회의에 출석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류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운동기구를 구매했다. 이중 8800만원어치의 고가 헬스장비가 공관으로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김 비서실장은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 출입기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기구를 구매하고 있다"면서도 "그 기구들은 춘추관과 지하 강당, 공관 등 여러곳에 산재해 있는데 순환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고가의 장비가 들어간 곳은 공관인데 출입기자나 직원들이 공관에 들어가 이 장비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공관 안에 대통령 전용 헬스장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김 실장은 이에 "공관에 운동하는 곳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대통령께서 운동을 하신다고는 했지만 공관에 헬스장이 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확인해줄 수 없다"고 부인했다.
 
최 의원은 이어 "그렇다면 박 대통령의 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윤전추 행정관의 이력을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김 실장은 "윤 행정관은 청와대 1, 2부속실을 통틀어 유일한 여성 행정관으로 여성 비서의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비서가 하는 일을 세세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김 실장이 계속 애매한 답변을 이어가자 최 의원은 "청와대의 석연찮은 해명 때문에 계속해서 의혹만 늘어가고 있다. 실장님이 대통령의 동선을 모른다고 하니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이 생겼고, 고가의 헬스장비와 윤전추 행정관에 대한 것도 모두 애매하다"고 비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에게 2015년도 예산안 관련 종합질의를 했다.(사진=곽보연기자)
 
하지만 이날 최 의원의 질의는 이 회의가 내년도 예산안의 재정건정성과 재원마련 방안 문제 등을 짚어보기 위해 소집된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은 최 의원의 질의내용에 대해 "국회의원이 왜 대통령의 운동기구들까지 다 공개를 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정치적 공세라고 본다. 대통령은 단전호흡만 하는 걸로 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질의를 하라'는 야유가 흘러나왔고, 함 의원은 "동료 의원이 말하는데 반말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비서실장을 향해 "왜 굳이 비싼 장비를 사서 논란거리를 만드냐. 살거면 중고장비를 사던지 하지 논란거리가 되지도 않을 것을 왜 만드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 개회 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최민희 의원을 찾아 대통령과 관련된 질의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드러났다.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은 홍문표 예결위원장에게 "여당 원내대표가 야당 의원을 찾아와 대통령 관련된 지적을 하지 말아달라고 회의 전 부탁했다"면서 "그러면 안되는 것이 아닌가. 위원장이 군기를 좀 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앞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5일 본회의장에서 최 의원에게 보도자료를 내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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