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박지성(33)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두 번째 공존이 시작됐다.
최근 맨유의 '앰배서더'로 임명된 박지성은 축구클럽의 축구장 밖 업무를 배울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맨유는 박지성을 '아시아 소통로'로 활용하며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가치를 높이려 하고 있다.
맨유는 지난 1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박지성의 앰배서더 선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지성은 "그동안은 축구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밖에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앰배서더" 일을 하며 팬들 또는 미디어와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큰 구단에서 어떻게 축구 외적인 것을 관리하는지 배워나간다면 나중에 개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지난 5월 은퇴한 박지성은 지도자보다는 축구 행정가를 꿈꾸고 있다. 이 때문에 맨유의 축구 산업적인 다양한 운영 비결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비유럽인으로는 최초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앰배서더가 된 박지성. ⓒNews1
이날 기자회견에는 제이미 리글 맨유 아시아 사장도 참석했다. 그는 좀 더 직접적으로 맨유와 앰배서더 박지성의 관계를 설명했다. 사업적인 의중도 과감하게 풀어놨다.
리글 사장은 "(맨유와)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박지성으로 상징되는 맨유와 한국의 관계를 부각하고 싶었다"며 "맨유가 얼마나 진지하게 한국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홍콩에 사무실을 열었다. 미디어든 상업적인 파트너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통하고자 한다"면서 "박지성 선수를 통해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 한국은 상업적인 경제력이 강하며 뛰어난 기업이 많은 나라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매년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며 친선 경기를 하고 있다. 리글 사장에 따르면 맨유는 1970년대부터 아시아 국가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구단주인 말콤 글레이저는 아시아 시장이 가진 구매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 중이다.
이미 맨유는 박지성의 전성기를 통해 한국 시장의 가치를 엿봤다. 박지성이 포함된 맨유는 지난 2009년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FC서울과 친선 경기를 했다. 당시 경기장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과 맨유를 외치는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보며 구단 관계자들은 미소를 지었다. 경기장 밖에서는 맨유를 상징하는 각종 구단 상품이 쉬지 않고 팔려나갔다.
일각에서는 이런 모습을 두고 "축구에서도 사대주의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지만, 맨유는 한국 축구 팬의 관심과 시장성을 확실히 확인하고 돌아갔다.
이날 기자회견 막바지에 리글 사장은 "제가 상업적인 부분을 많이 말씀드렸지만 맨유는 우선 축구클럽이다. 그래서 축구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축구클럽으로서 성공을 거두면 상업적인 것도 따라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앰배서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재차 박지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만큼 맨유는 선수 박지성 이상으로 상품으로서의 박지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이런 맨유의 경영과 전략은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시즌 맨유는 27년간 팀을 이끌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나면서 급격히 흔들렸다. 리그 성적은 7위에 그쳤다.
하지만 맨유의 수입은 이와 상관없이 호조를 보였다.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은 지난 시즌 맨유가 구단 역대 최고 수입인 4억3200만파운드(약 7438억6080만원)를 벌어들였다고 지난 9월 보도했다. 광고 수입과 더불어 49% 오른 후원 계약이 맨유의 수입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맨유의 후원 기업은 현재 총 30개사다. 이중 일본이 9개사로 가장 많다. 홍콩과 중국은 각각 1개사가 맨유를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은 2개사(조아제약·오뚜기)가 맨유를 후원하고 있다. 맨유가 축구장 밖에서도 박지성과 관계를 이어가며 아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다.
◇박지성(왼쪽)과 제이미 리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아시아 사장.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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