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매년 되풀이되는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과의 재전송료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상설 협의체가 구성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인숙 가천대 교수는 지난 14일 광주대학교에서 한국방송학회 가을정기학술대회의 후원 세션으로 열린 '지상파 재송신 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사업자 간 자율 협상시 발생하는 시청자 권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중재 기구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협의체 구성에는 시스템적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며 "협상 전문가가 의사 진행을 하고 상생적으로 협의체가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협상자들간 협의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며 "과거에는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도 "현재는 협상 당사자의 효용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며 "반복적 게임을 한다면 의견 수렴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경우 정부가 지배 추구를 않는 선한 조정자여야 한다고 전제했다.
(사진=김진양기자)
현행 280원인 가입자당 재전송료(CPS) 산정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다며 정부의 개입 의지가 부족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타났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방송 정책의 전통에 의하면 재송신 문제도 정부가 엄격히 개입했어야 할 사안"이라며 "방송사업자(SO)와 프로그램제작사(PP)의 수신료 배분의 기준인 32.5%는 정부가 개입해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재전송료에 대해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 개입을 않겠다'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기에 사업자들은 협상과 소송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며 "사회적 의제화에 소홀했던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
권 교수는 또 "정부는 제대로 협상을 중재하거나 강제하지도 않으면서 경쟁을 완전히 시장에 맡긴 것도 아닌 플랫폼 사업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상 규제를 하고 있다"며 "중재를 할 지 플랫폼 사업자에 협상 권한을 줄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중재를 촉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상파 방송사들이 유료방송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정민 전북대 교수는 "지상파와 유료플랫폼이 서로에게 기여하는 바를 따져보고 더 이익을 보는 쪽이 상대에게 보전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지상파의 경우 시청자의 90% 이상이 재전송을 통해 방송을 보고있기 때문에 적어도 지상파 난시청에 기여하는 만큼은 수익을 나눠야 하고, 유료방송도 홈쇼핑을 지상파 인접 채널로 선정해 얻는 이익, 가입자 수신료, 운영 비용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이런 과학적 기준이 산정된 적은 전혀 없다"며 "최근 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이 유료방송에 전송료를 더 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그는 "지상파가 최소 1000원 안팍의 이익을 보고 있다"고 부연하며 "사업자 간 논의보다는 협의체 구성을 해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향후 방향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의 세미나는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KODIMA),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KT스카이라이프가 공동 후원한 것으로 참석자들은 "유료방송플랫폼이 손을 잡고 공동 세미나를 구성했다는 점이 협의체 구성 등 재전송료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있는 첫 발을 내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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