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장은 오는 21일 윤종규 신임 KB금융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이사회 의장직과 사외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고자 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의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KB금융 이사회는 'KB금융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의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KB금융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LIG손해보험 인수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KB금융사태와 관련 사외이사들의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LIG손해보험 인수승인을 미루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공적인 자리에서 "KB금융 사태에서 느낀 것은 사외이사 제도에 전체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며 "사외이사들이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KB금융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의 사퇴 요구를 관치금융으로 받아들이면서 사퇴를 거부해 당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LIG손보 인수 안건 자체를 올리지 않아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이날 이 의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나머지 사외이사들도 이 의장의 뒤를 따르거나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 등을 표시하면서 당국과 갈등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전망이다.
KB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9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이경재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김영진 이사, 황건호 이사, 이종천 이사, 고승의 이사, 김영과 이사 등 6명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만료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 의장이 21일 공식 취임하는 윤종규 신임 회장과 KB금융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도 조속히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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