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대박난 KCC, 현대重 투자도 성공할까
2014-11-21 15:04:28 2014-11-21 15:04:28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제일모직 상장으로 큰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KCC(002380)가 최근 현대중공업(009540) 지분을 두배 이상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연초대비 주가가 반토막난 상태여서 KCC의 이번 투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지난 20일 현대중공업 주식을 3000억원 (지난 18일 종가기준 243만9000주) 취득키로 결정했다.
 
지분 취득이 완료될 경우 KCC의 지분율은 기존 3%에서 6.25% 정도로 상승하게 되고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지분율 10.15%)과 현대미포조선(010620)(지분율 7.98%)의 뒤를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분 매입 배경이다. KCC는 지난 20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자금운용의 효율성 제고라고 공시했다.
 
KCC 관계자는 "공시대로 이번 투자는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이고 구체적인 투자처와 현대중공업 주식 취득 예정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정몽진 KCC 회장의 사촌형이라는 사실에 비춰봤을 때, KCC가 현대중공업 자사주나 계열사 보유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KCC의 이번 지분매입은 현대중공업 자사주(지분율 19.36%)나 최대주주 보유 주식 등과는 상관없다"고 반박했다.
 
지분 매입의 배경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삼성 계열사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본 KCC가 현대에선 얼마를 벌어들일 지에 쏠리고 있다.
 
KCC는 지난 2011년 삼성카드(029780)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지분 17%를 총 7739억원(주당 182만원)에 사들였다.
 
당시에는 KCC의 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제일모직이 상장을 결정하자 상황은 급반전했다.
 
현재 KCC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가치는 공모가(4만5000~5만3000원) 기준 약 9563억~1조1263억원이다.
 
IPO 흥행여부에 따라 공모가가 달라지지만 지난 14일 상장한 삼성에스디에스(018260)의 청약 열기와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감안했을 때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5만3000원을 기록할 확률이 높다.
 
그럴 경우 구주매출에 참여하는 750만주에 대해선 약 1244억원 시세차익이 생기고, 나머지 1375만주에 대해선 향후 주가 향방에 따라 시세차익 규모가 달라지겠지만 공모가 최상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 규모는 약 2280억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지분 투자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올 3분기 약 2조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향후 전망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주가가 취득할 당시보다 상승해야 KCC가 시세차익을 남길텐데 현재 조선업황이 굉장히 좋지 않다"며 "올 2~3분기 3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데다 올 4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현대중공업은 올해 실적 전망에서 올 4분기 영엽이익 500억원을 기록해 올 영업적자 규모를 3조1772억원으로 예상했는데 크게 의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 수주가 이어져 실적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주가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 주가는 6% 가량 오른 반면 KCC는 0.78% 하락하면서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정몽진 KCC 회장(오른쪽)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달 7일 열린 아산나눔재단 설립3주년 기념식에 자리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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