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8일(현지시간) 공매도 규제 강화를 목적으로, '업틱룰(uptick rule)'을 되살리기 위한 5가지 안을 내놨다.
5가지 안은 만장일치로 확정됐으며 SEC는 향후 60일간 여론 수렴 기간을 거쳐 이중 한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5가지 안은 오래 전의 업틱룰을 복귀시키는 것에서부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만 적용될 새 법안을 발의하는 것에까지 내용이 다양하다.
마리 샤피로 SEC 의장은 이와 관련해 "규제가 주는 이익과 거래 비용 증가를 두고 위원회가 저울질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새 법안이 승인되려면 적어도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70년간 적용되다 2007년을 끝으로 사라진 업틱룰은 직전 거래가 회사의 주가를 단돈 1페니라도 높였을 경우에만 공매도를 허용했다. 공매도가 주가를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공매도는 투자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려서 팔게 함으로써 향후 주가가 더 내려갈 지에 대해 내기를 걸게 하는 특성이 있다. 주식의 원래 보유자는 주식을 돌려받고 공매도에 나선 이는 가격차만큼 이익을 챙긴다.
먼저 SEC가 고려중인 첫번째 안은 직전 거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서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기존 업틱룰 그대로의 부활이다. 이밖에도 SEC는 4가지 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두번째 안은 소위 '비드 테스트(bid test)'로, 구매하려는 사람은 직전 매도가보다 단돈 1페니라도 높은 가격을 불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의 업틱룰과 유사하지만 실제 판매가가 아닌, 호가만 이전보다 높으면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서킷브레이커 테스트'로 알려진 나머지 세가지 안들은 낙폭이 정해진 기준을 넘어설 경우 남은 거래시간 동안 주식의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이다.
SEC는 10% 이상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 ▲거래를 중지시키거나 ▲업틱룰을 적용하든지 아니면 ▲'비드테스트' 업틱룰을 적용하는 등의 식으로 서킷브레이커 안을 세가지로 세분화했다.
SEC 내부에서는 이중 가장 최상의 안이 어느 것이냐를 놓고 고민 중이다. 에릭 시리 SEC 시장거래 담당 이사는 "빠르게 움직이는 시장 흐름을 감안할 때 적용이 쉬운 '비드 테스트'를 '업틱룰'보다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매도 규제를 둘러싸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먼저 규제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최근 변동성 지수가 여전히 높은 것을 감안할 때 공매도 규제가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나 워렌 버핏 등은 공매도 규제가 특정 기업들에 대한 매도 세력을 막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반면 공매도 규제를 반대하는 편에서는 공매도 세력이 주가보다는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들어 공매도 규제를 비판하고 있다.
이밖에 채권이나 상품 등 다른 자산시장은 배제한 채 오로지 주식에만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다. 또 공매도 규제 이후에도 워싱턴뮤추얼 등 일부 금융주들이 90% 이상 하락한 바 있어 규제가 실효를 거둘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한 상황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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