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그룹이 내년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주요 사업부 경영진에 대한 전면적인 '물갈이'가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전자 3대 부문장이 그대로 유임됐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도 승진 없이 현 위치를 유지했다.
삼성그룹은 1일 2015년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총 11명 규모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005930) 3대 부문을 이끄는 권오현 부회장(DS), 윤부근 사장(소비자가전), 신종균 사장(IT·모바일)은 현 위치를 유지했다. 다만 올해 내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SDI, 삼성전기 등 일부 부품 계열사 수장은 전면 교체됐다.
사장 승진자는 3명에 불과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최소 규모다. 김현석 삼성전자 부사장이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했고, 메모리사업부의 전영현 부사장, 이윤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예년에 비해 인사폭이 작은 배경에 대해 "삼성전자를 포함해 많은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부진해 인사 폭이 예년에 비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경질설이 돌던 신종균 사장에 대해서는 "삼성이 휴대폰 사업 세계 1등으로 올라서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며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들어 급격히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삼성전자 IM 부문에서는 최근 실적 부진을 책임지고 무선사업부 사장급 3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종균 사장 후임으로 꼽혔던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을 비롯해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담당 사장 등 무선사업부 주요 경영진들이 2선으로 퇴진한다.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도체 부문의 경우 기존의 김기남 사장의 총괄 체제가 유지된다. 김 사장은 우남성 사장이 여전히 부재중인 가운데 시스템LSI 사업부장을 겸임하며 반도체 사업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메모리사업부를 이끄는 전영현 부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주요 부품 계열사 수장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올해 내내 적자에 시달렸던 삼성디스플레이의 박동건 사장은 현 위치를 유지한 반면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박상진 사장의 경우 삼성전자로 옮겨 기존 강호문 부회장 대신 대외담당 사장을 맡는다.
삼성SDI는 제일모직 합병 이후 공동 대표이사를 맡았던 조남성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출신의 이윤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 이사를 맡게 됐다. 삼성전자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장(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 사장으로 이동했다.
이외에도
삼성물산(000830) 상영조 부사장은 삼성비피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삼성자산운용 윤용암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경제연구소 육현표 전략지원총괄 사장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증권 김석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이동했다.
삼성선물 김인주 사장도 삼성경제연구소 전략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다만 삼성선물은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의 자회사여서 삼성그룹의 공식 사장단에는 포함되지 않는 만큼 이날 발표된 공식 사장단 인사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028050) 경영기획총괄 사장은 제일기획에 새 둥지를 텄다. 부인인 이서현 제일기획 경영기획담당 사장과 함께 삼성그룹 오너가 2명이 제일기획 사장을 맡게 된 셈이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 중 2명이 제일기획 사장에 포진하면서 제일기획의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2∼3일 후 임원 인사를 실시한 뒤 다음 주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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