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올해 물 수능 탓에 재수생들이 증가하면서 서울 전통 학군단지 인근의 전셋값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교육평가원 집계 결과 올해 수학B 만점을 맞은 수험생은 6630명이다. 영어는 응시생의 3.37%가 만점을 받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국어B, 과학탐구를 제외한 대부분 과목에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갈릴 정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짐에 따라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의 학원 인프라를 이용하기 위해 일대 아파트의 재계약을 선택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거기에 집주인의 월세선호현상과 봄 성수기 이전에 미리 전세를 확보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전세품귀현상이 더욱 심해진 상태다. 이처럼 재수를 위해 전세계약을 연장하는 가구, 새학기에 맞춰 이사오려는 신규 전세수요가 학원가로 한꺼번에 몰리며 예년보다 전셋값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구 대치동 C공인중개사 대표는 "대치동은 수능 결과에 따라 움직인다"며 "올해 수능이 변별력이 떨어져 많은 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하고 있고, 부모들은 학원 문제로 전세를 연장하려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양천구 목동 H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수능이 변별력을 잃었다고 평가되면서 재수를 고려한 수험생 가구가 이사를 미루고 재계약을 하려고 한다"며 "또 전통적인 학군수요로 인한 수요가 있어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77㎡ 전셋값은 현재 4억2000만~4억4000만원으로 9월 이후 최대 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중계동 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8㎡ 전셋값은 현재 2억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올해 봄 성수기때 2억원 미만이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노원구 중계동의 이철웅 마들중개업소 대표는 "물량은 부족하고 집주인들의 월세선호현상은 여전해 전셋값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이사를 가도 올려줘야 하고 기존에 살아도 올려줘야 해 수능 영향 외에도 재계약을 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서울 전셋값은 전달보다 0.28% 상승했다. 강남구는 0.27%, 목동이 있는 양천구도 0.49% 올랐다. 강북지역은 중계동 은행사거리가 있는 노원구가 0.56% 올라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앞으로 신규 입주예정물량이 줄고 임대인의 월세선호와 임차인의 전세선호가 계속돼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겨울방학 학군수요, 재건축 이주수요 등이 더해져 외곽지역과 중대형까지 수요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사진은 위 기사와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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