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한항공, 결제앱 강제설치.."승무원 검열, 사생활 침해 심각"
면세품 결제앱 강제설치..개인 스마트폰 영업도구로
2014-12-10 15:22:47 2014-12-10 15:22:47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대한항공이 '라면상무'사건 이후 카카오톡 검열 등 승무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면세품 결제 앱을 승무원 개인 스마트폰에 설치하도록 강요해 사생활 침해가 심각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은 면세품 구입용 카드리더기 구입 대금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모든 승무원들의 개인 휴대폰에 회사 앱을 설치하도록 해 기내품을 판매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모바일 칼포스(Mobile KALPOS)교육 안내' 공문을 내려 팀장급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19일까지 실시되며, 앞으로 이 교육은 모든 승무원에게 확대될 예정이다. 앱사용 교육은 보안을 유지하라는 당부와 함께 진행 되고 있다.
 
이를 두고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개인 스마트폰이 회사 사유물처럼 승객을 위한 결제도구로 사용된다는 점과 개인정보를 회사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사 제공이 아닌 승무원 개인의 스마트폰에 설치해 업무에 사용하도록 한 것이 불만을 초래했다. 개인 재산을 회사 영업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결제 기능이 있는 해당 앱은 네트워크 권한이 있어 개인정보 유출 또는 검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네트워크 권한이 있는 앱이라면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실제 최근 한 손전등 앱에서 위치 정보, 개인 메모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가 있었다.
  
승무원들은 이번 앱 사용을 포함해 회사의 사생활 침해가 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하지만 조직 분위기상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땅콩리턴'사건으로 승무원들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검열까지 있었던 터라 해당 앱의 사생활 침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라면상무사건 이후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는 승무원들의 휴대전화 검열을 관행으로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 직후 대한항공은 내부정보를 유출한 직원을 대대적으로 색출하는 작업을 했다.
 
한 승무원은 "현재 오너와 경영진은 과거 강성노조 사건으로 객실승무원들에 대한 반감이 아직 크다"며 "필요할 때는 희생양이 되고 경영진의 화풀이 대상이 되는 일도 잦아 객실 입장에서는 회사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노조 활동도 소극적이다. 그렇다보니 객실승무원들이 항상 '밥'이 된다"며 "정도에 맞지 않고 심지어 사규나 노동법에 어긋나는 일들도 많다. 그동안 참았던 것도 대단한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면세품 결제 앱 교육 안내문.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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