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협상이 71일 만에 재개된 가운데 가족대책위원회 측은 이번 협상이 늦어도 3월 내에는 타결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18일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이날 교섭에는 가족위원회 3명을 비롯해 김지형 전 대법관이 이끄는 조정위원회,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다만 가족위원회와 반올림 측이 이번 협상에 임하는 태도에는 온도 차이가 여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인 정애정씨는 "이번 협상이 3월 내에는 어느 정도는 타결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올림 측은 여전히 조정위 설립이 못마땅한 입장이다. 고 황유미씨의 부친인 황상기씨는 "본 교섭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며 지지부진한 동안 또 피해자가 나왔다"며 "조정위 설립 자체가 유감이긴 하지만 재발방지 및 사과부터 논의한다고 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가족위 대표인 송창호씨는 "이번 조정의 주체는 피해자와 유가족임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삼성전자는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로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반올림은 그동안 피해자들을 도와 활동한 것처럼 훌륭히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올림 및 삼성전자 측은 이날 회의가 두 달 만에 재개되는 협상인 만큼 향후 원활한 협상을 위한 기본적인 골격을 만드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상견례 자리인 만큼 구체적인 협상보다는 향후 어떤 부분을 다룰 지에 대한 부분을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협상은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가 조정위원장으로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변호사(전 대법관)을 위촉하자 반올림 측이 조정위 구성에 반대하면서 협상 난항을 겪어왔다.
삼성전자 역시 과거 삼성 백혈병 문제를 주도했던 인물인 백도명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가 조정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조정위 구성을 놓고 고심했지만 원활한 협상을 위해 지난 2일 백도명 교수의 조정위원 선임에 동의했다.
이후 지난 15일 반올림 측이 교섭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피해 가족들과 논의 끝에 조정위가 반올림이 요구하는 피해보상 및 재발방지안 등 협상내용의 상당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고 판단, 조정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교섭에 다시 물꼬가 트였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가족위원회.(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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