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유진로봇은 로봇청소기를 주축으로 한 서비스로봇 생산 업체입니다. 지난 1988년 유진로보틱스로 시작해 2005년 완구업체인 지나월드를 인수, 우회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먼저, 유진로봇의 주주구성은 신경철 대표이사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13.09%를 소유하면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어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의 지주회사인 이만토 아게(Imanto AG)가 8.58%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밖에 특수관계인 3인이 약 2%를 보유하고 있고 소액주주가 약 77%를 보유 중입니다.
앵커 : 지난해 9월 밀레가 로봇청소기 공동 개발을 위해 지분투자를 결정하면서 유진로봇 주가가 급등했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 생산하고 있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 유진로봇은 로봇사업부와 완구사업부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로봇사업부의 대표적인 제품은 단연 로봇청소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군사지역에 쓰이는 위험작업 로봇 등을 납품해오던 유진로봇은 지난 2005년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습니다. 기능과 디자인에 따라 아이클레보 아르떼, 아이클레보 팝 시리즈 등으로 세분화됩니다. 이 로봇청소기 제품이 유진로봇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 외에도 교육용, 연구용, 실버케어용 로봇 등을 생산하고 있고 지난 2005년 인수한 지나월드를 주축으로 완구사업부를 운영하면서 유아자전거 등 승용완구와 캐릭터를 결합한 로봇 완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로봇청소기 산업의 동향을 살펴보면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데요.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전업계 전반에 ‘스마트홈’ 흐름이 견고하게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로봇청소기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진로봇의 아이클레보 시리즈는 산업통상부와 코트라가 4년 연속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꾸준히 인정받고 있습니다.
해외의 관심도 높은데요. 전통적인 진공청소기 개발에 주력해왔던 유럽 가전업체들도 로봇청소기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4)에서는 유진로봇에 지분투자를 했던 독일 업체 밀레가 스마트 내비게이션 기능을 적용한 로봇청소기를 선보였고, 영국 다이슨 역시 처음으로 로봇청소기 제품을 시장에 공개했습니다.
앵커 : 로봇청소기 시장이 아직 초기라고 보이는데 2005년부터 꾸준히 제품을 선보였고, 해외 업체에서 투자를 할 정도의 기술력이면 수출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수출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 말씀하신 것처럼 로봇청소기는 시장 초기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집계된 관세청의 로봇청소기 수출 자료에 따르면 로봇청소기 총 수출액은 약 4400만 달러, 약 450억원 규모고 이중 유진로봇이 약 145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담당하면서 수출점유율 약 35%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산업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로봇청소기가 포함된 개인 서비스용 로봇 출하액은 지난 2010년 총 1108억 여원에서, 2013년 2022억 여원으로 두 배 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2010년 로봇청소기 출하액 중 내수용은 973억원, 수출용은 134억원으로 내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었지만 2013년에는 내수용이 934억원, 수출용이 1088억원을 기록하면서 내수와 수출 시장의 역전이 일어났고, 내수용 시장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는 반면 수출시장이 약 9배 정도 확대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서 업계 자체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로봇청소기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경제 선진국 유럽에서도 7~8%의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로봇 청소기의 낮은 보급률이 업계 성장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앵커 : 수출 시장에서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 내수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어떻습니까?
기자 : 일단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해 10월 가공 매출을 일으켜 사기대출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적발된 후 결국 파산에 이른 모뉴엘의 퇴장으로 로봇청소기 업계의 새로운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로봇청소기 시장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미국의 아이로봇이 올해부터 판매 부진을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유진로봇이 업계 3위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뉴엘의 공백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내수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수출 기회가 확대된 업계의 흐름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유진로봇의 지난해 실적 어땠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 유진로봇은 지난해 2분기 10분기 만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3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세를 유지하면서 실적 개선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수출 실적 개선을 계기로 지난해 이미 3분기 만에 재작년 전체 매출액을 뛰어넘었습니다. 수출 부문에서의 성과가 유진로봇의 성장세를 견인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유진로봇은 올해도 해외 판로 개척에 역량을 쏟을 방침입니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중국에서는 현지법인과 제휴를 맺으면서 유통망 확보에 기반을 다져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실적 성장 모멘텀을 발생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종합하면 2014년도 연간 매출액은 3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영업이익은 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4분기 영업이익은 4억원을 예상하지만 금융원가 지출 2억원을 가정하면 4분기 순익은 2억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2014년 연간 순이익은 3.6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유진로봇의 지난해 실적 살펴봤습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줄곧 오름세였다가 10월 최고가를 기록한 뒤 다소 떨어진 상황입니다. 주가 흐름 짚어주시죠.
기자 : 지난해 초 2000원 초반 선에서 출발한 유진로봇은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2분기를 기점으로 10월 5850원까지 올랐다가 등락을 거듭하며 지난해 말에는 4000원에서 5000원 사이에 머물고 있습니다.
연말에 다소 하락하기는 했지만 연초에 비해서는 약 120% 정도 상승하면서 마무리했습니다.
앵커 : 끝으로 유진로봇에 대한 투자 포인트와 전략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 유진로봇은 일단 수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업체에서도 이런 기대에 맞춰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중심으로 현지법인 등을 통해 유통망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무리한 수출 확대가 기업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입니다. 해외 시장의 소비 심리도 동반 상승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해외 부문에서의 매출액 추이와 수출점유율 등의 지표를 꾸준히 살펴보면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입니다.
한편, 유진로봇 완구사업부는 CJ E&M과 변신로봇 캐릭터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는데요. CJ E&M이 첫 제작한 애니메이션인 ‘로봇트레인RT’에 등장하는 기차변신로봇 16종을 오는 2월 공중파 TV 방영 시점에 맞춰 출시할 계획입니다.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청소기와 더불어 또 하나의 투자포인트로 제시할 수 있겠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