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한국 프로야구 관객 수 및 전년 대비 증감률 현황.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2013년 한국 프로야구는 몇 년간 경험해오지 못한 관중 감소 추세를 겪었다. 연인원 715만6157명의 관중이 찾아 '관객 700만 돌파'를 자축하던 2012년의 환호성은 사라지고 9.99%(71만4212명)의 관객이 줄면서 2011년의 기록보다 적은 수치로 회귀한 것이다.
자연스레 야구계는 관객수 감소의 원인 분석에 대한 논쟁이 오갔다. 관객수 감소 때마다 거론되던 '빅마켓 팀의 성적 저하'를 시작으로 한국의 스타 선수인 류현진과 이대호의 해외진출 등 여러가지 형태의 원인 분석이 백가장명(百家爭鳴)처럼 등장했다. 다수의 팬과 미디어도 관련 논쟁에 가세했다.
해결책에 대한 목소리도 많았다. 팬 서비스 강화를 주장하는 적극적인 의견도 나왔고, 가족단위 팬들을 유치해야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반면 '새 구장이 지어지니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란 낙관론도 제기됐다.
다양한 노력이 작은 결실을 맺은 것일까. 어찌됐건 2014년의 국내 프로야구 관객수는 동결과 다름없는 수준의 소폭 증가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의 644만1945명에 비해 1.01%(6만7970명)늘은 650만9915명이 야구장을 찾은 것이다. 2012년도 전성기의 회복은 아니지만 추가 하락만은 막았다.
◇중상위권 수도권팀 관객 감소, 하위권 지방팀 관객 증가?
지난해 1군서 경기했던 9개팀 중에서 4개팀의 관객수가 늘었다. 절반 정도의 팀이 관객수 증가세에 참여했던 것이다.
다만 관객수 증가를 보인 4개팀 구성 면모가 재밌다. 삼성을 제외한 3개팀이 지난해 7~9위의 하위권 팀이며, 4개팀의 연고는 모두 수도권 밖이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1982년) 혹은 원년 직후 창단된 오랜 팀이란 점도 모두 같다. (삼성-1위·대구/롯데- 7위·부산/KIA-8위·광주·이상 1982년 창단, 한화- 9위·대전·1985년 창단)
반면 수도권 연고 구단은 좋은 상대적으로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관객수가 줄어들었다. 넥센·LG·SK·두산 모두 예외없이 관객수가 소폭 적어졌다. 2013년 1군에서 경기를 처음 치른 NC도 지난해 전년 대비 무려 11.67%(6만1706명) 관객수가 감소했다.
물론 경기는 상대 팀이 있어야 치를 수 있단 점에서 관객 유치 문제는 홈팀 홀로의 몫은 아니다. 관객이 많이 올 것 같은 시점에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고 대체일은 경기가 원래 열릴 것으로 정한 날보다 누가봐도 관객이 적은 경우도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에는 '프로야구와 겨뤄볼만한' 경쟁력있는 대체제로 꼽히는 축구 월드컵이 열리기도 했고, 인천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선선한 좋은 날씨인 가을에 리그가 잠시 쉬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구단별 마케팅 활동도 거의 펼치지 못했다.
그렇지만 성적이 좋은 팀임에도 관객수가 줄은 현실은 뼈아프다. 구단과 선수 입장에선 맥이 빠진다. 특히 넥센은 2012년 59만9381명으로 관객수 60만명 돌파 목전에 있다가 2013년 큰 폭으로 줄더니 급기야 지난해엔 44만2941명까지 감소했다. 관객수가 줄어든 최근 두 해는 넥센이 창단이래 가을야구를 한 유일한 두 해다.
◇부산시와 롯데자이언츠가 공동으로 전광판·음향장비·좌석의 개선을 꾀한 부산시 사직야구장 공사 및 설치 당시 모습. (사진=이준혁 기자)
◇관객수 증가 팀의 공통점 '구장 인프라 개선'
성적이 나쁜 팀이지만 관객수가 늘은 현실은 아이러니다. 아무리 KIA와 롯데가 전통적인 인기 팀이라도 이것 하나로만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무리다.
다만 이유가 없는 결과는 찾기 어렵다. 삼성을 제외한 지난해 7~9위 팀은 공통점이 있다. 주도한 쪽이 야구장 소유 주체인 지자체건 또는 실사용자인 개별 구단이건 홈구장 시설 개선을 꾀했다는 사실이다.
2013년도 홈의 관객수가 47만526명에 머물르며 당시 신생팀인 NC에 비해서도 적은 관객이 찾던 KIA는 올해 새롭게 개장한 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로 이동해서 66만3430명 관객을 끌어들였다. 전년도 대비 증가폭은 무려 41.00%(19만2904명)에 달하고, 팀 창단 후(전신 해태 포함) 최다 관중수를 기록했다. '타이거즈 왕조'라로 불리우던 좋은 시절에도 없던 기록이다. 다른 구단 관계자의 많은 부러움을 사는 것은 당연했다.
한화도 시설 개선에 성공했고 관객도 늘은 경우다. 한화는 KIA처럼 새로운 구장을 지어 이동한 경우는 아니나 기존 구장의 효과적인 리모델링에 성공했다. 야구장 관리 분야의 실력자로 알려진 좋은 인력이 많은 한화답게 리모델링은 빼어났고 결국 한화는 기존 야구장으로도 관중친화적인 좋은 구장을 형성했다. 5년간 4번의 꼴찌를 했을 정도로 선수단의 성적은 나빴지만 관중은 늘은 이유로 꼽힌다.
롯데는 좋지 않은 성적도 문제였지만 CC(폐쇄회로)TV 사찰사건을 비롯한 온갖 분야 사건과 장기간 내홍으로 팬심이 주저앉던 팀이다. 경남을 연고로 하는 NC의 창단과 이후 맹활약으로 인해 팬수가 크게 빠진 타격도 입었다. 그렇지만 롯데와 부산시는 지난해 사직구장에 최신식 전광판과 최고의 음향장비 일체를 들였다. 관중석과 콘코스 등의 개선도 시행했다. 결국 악재가 많은 올해 관객수 소폭 증가란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
◇수원시가 기존 수원야구장 전체의 리모델링을 통해 야구장의 환경 개선을 꾀한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사진=이준혁 기자)
◇팀별 경기 수 늘어나고 KT 등장..관객수는 다시 늘어날까?
지난해 576경기를 치르며 650만9915명을 부른 한국 프로야구는 올해 KT의 가세로 144경기가 늘어난 720경기를 진행한다. 팀당 경기수도 16경기씩 늘어난다.
이로 인해 한국 프로야구는 올해 어떻게든 양적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적잖다. 경기가 늘어나고 경기장 접근성이 강화된(KT의 수원 홈경기 시작) 상황에서 관객수가 늘어나지 않을 수 없단 주장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올시즌 관객수 목표를 850만명으로 잡았다.
올해 경기수는 지난해에 비해 25%가 늘었다. 관객수에 이를 적용하면 올해 관객수는 813만7393명이 되야 한다. KBO는 다른 개선 요인이 더해지며 경기수 증가 분인 25%에 비해서 더 늘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반면 관객수와 관련된 비관적인 전망도 일각에서 계속 제기된다. 한국의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 시장은 포화 상태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관객수가 한국 프로야구의 정점이라고 하며 야구계도 서서히 대책을 마련해야 말하는 전문가도 보인다.
한국 프로야구 흥행의 부정적인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 중이다. 성적 우수팀 관객수의 감소는 물론, 최근 경기수 증가 시점인 2013년에는 44경기가 늘어났지만(532경기→576경기) 관중은 오히려 줄었다. 신생팀 NC를 탓하기엔 NC에 비해 관중수가 적은 구단이 4개팀에 달한다.
그나마 야구계가 안도할 만한 요소는 KT가 수도권 연고 팀이며 기량 저하로 고전했던 한화나 KIA 등이 전력 강화를 위해 많은 변화를 취했단 점이다.
KT는 수도권·모기업 등은 물론 여러가지 면을 통해 기존 야구단과 각종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는 구단이다. 더불어 수원시와 함께 야구장을 최신식 시설로 개선해 여성 팬과 가족 팬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3년의 NC처럼 성적만 뒷받침되면 비상할 요인은 충분하다.
야구장 개선을 통해 팬들이 다시 구장 현장에 찾기 시작한 한화와 KIA는 성적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특히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로 꼽는 경우도 많다. '하위권 팀'이란 낙인이 사라질 정도 성적만 써내면 관객 증가는 자연히 따를 수 있다.
물론 성적과 함께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재방문율과 수익성이다. 관객이 야구장을 찾았다가 실망해 재방문율 감소로 이어지면 관객수가 늘어도 무의미하다. 또한 관객이 야구장에서 지갑을 더욱 열도록 유도해야 구단의 자생력이 커진다. 구단과 야구계가 올해 관객수 증가와 함께 고민해볼 문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새로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 배영수·송은범·권혁의 입단식을 2014년 12월11일 진행했다. 한화는 세 선수 영입 전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고 팀의 코칭스태프도 대폭 개편하며 하위권 탈출을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왼쪽부터)안영명, 조인성, 송은범, 김성근 감독, 권혁, 배영수, 김태균. (사진제공=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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