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음에도 국내 휘발유 평균값은 여전히 1500원대 중반을 맴돌고 있다. 휘발유값의 절반 이상을 세금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값은 리터당 1564.03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도입원유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이날 배럴당 48.08달러로 50달러선이 붕괴했고,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보통 휘발유 제품가격도 3.10달러 하락해 배럴당 56.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휘발유값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가격을 기준으로 정한다. 환산한 가격인 리터당 392원에 891원의 세금을 더하면 1283원이 되고, 정유사와 주유소 이윤과 유통비용까지 더하면 리터당 1500원대로 올라간다.
한국은 유가 등락과 상관없이 휘발유 양을 기준으로 고정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교통세(529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가 붙는다. 유가가 떨어질수록 휘발유 판매가에서 차지하는 세금 비중은 더욱 올라가는 구조다.
특히 휘발유 판매가의 세금 비중은 지난해 1월 49%에서 12월 말 56%까지 치솟은 반면 국제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국제유가 대비 국내 휘발유 가격 하락속도가 더딘 이유다.
그렇다면 해외 휘발유 가격도 국내와 같은 수준일까. 미국의 휘발유값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갤런당 평균 2.26달러로 집계됐다. 새해 들어 유가 낙폭이 더 커지면서 남부의 상당수 지역에서는 2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휘발유가 리터당 580원 정도에 판매되는 셈이다.
미국 남부의 13개 주는 유류세가 40센트 이하로 낮고, 캘리포니아·뉴욕·하와이 같은 지역은 유류세가 갤런당 68센트 내외다. 상대적으로 유류세가 높은 캐나다도 세후 가격은 지난주 기준 리터당 925원에 불과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45달러 밑으로 내려가야 국내 휘발유값도 1400원대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이 월평균 45달러였던 2009년 3월 국내 휘발유 평균값은 153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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