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황교안(57) 법무부 장관이 과거 교회 강연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검찰 인사에 대해 '환란(患亂)'으로 비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선 '투신사건'으로 칭했다.
1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황 장관은 부산고검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11년 5월11일 부산 호산나교회 강연에서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공안 검사들에게 조사를 받거나 구속된 적이 있었다며, 그로 인해 공안부 검사들이 한직으로 좌천됐다고 주장했다.
황 장관은 "YS(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씨가 대통령이 됐다. 김대중 씨는 계속 재야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경찰과 검찰에서 조사 받고, 계속 정부와 갈등을 한 분"이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딱 되고 나니까 그 당시에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었던 검사들이 전부 좌천됐다"고 말했다.
황 장관이 말한 '그 당시'는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1년 이내로, 황 장관은 "서경원이라고 하는 국회의원이 북한에서 가지고 온 돈을 받았다는 것이 문제가 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서울지검 공안부에서 수사를 받고 재판에 회부됐던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News1
황 장관은 "그 당시 공안부 있었던 검사들은 물론이고 소위 공안통으로 이름나있는 검사들은 전부 좌천되는 거다. 평상시 같으면 갈 수 없는 보직을 발령내버렸다"며 "첫 번째 인사에서 공안검사들이 아주 고통을 받고 두 번째 인사에서도 그런 고통을 주고, 세 번째 인사에서도 고통을 주니까 많은 검사들이 사표를 내고 나가고 막 이랬는데 저는 편안하게 푸른 초장에 가서 연수생들하고 같이 놀면서 이렇게 지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미련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하던 환란(患亂)으로부터의 도피를 허락해 주신 것을 감사드렸다. 사법연수원 교수라는 한직은 내가 원하지 않던, 바라지 않던 자리였지만 하나님이 얘기하신 도피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했다.
황 장관은 이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검찰에 의해 구속까지 됐던 분"이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 또 여전히 곱지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6년 '거의 100%'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자리였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황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 2009년 고검장 승진 인사 이후 한 언론의 보도 제목을 인용하며 '전 정권 미운털 복귀'라는 큰 제목이 붙었다며 웃었다. 그는 "그만큼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황 장관은 아울러 당시 기사의 또 다른 제목이 '젊어진 검찰'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때 노무현 대통령 투신사건 때문에 갑자기 인사를 했기 때문에 젊어졌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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