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지난해 접수된 불공정거래 규모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위반 행태는 더 복잡하게 진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새로 접수된 불공정거래가 178건을 기록해 전년(186건) 대비 4.3%(8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과거 3년 평균치(226건)와 비교해 21.2%(48건) 축소된 규모다.
박현철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유관기관의 긴밀한 협업 속에 불공정거래를 근절하려는 노력이 강화됐다"며 "이에 따라 불공정 거래 유인 활동이 상당히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 1년간 불공정거래 195건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고, 이 중 69.2%(135건)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로 송치된 혐의자는 전년 대비 13.9%(55명) 늘어난 451명이다. 나머지 18.5%(36건)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 행정 조치를 내렸다.
위반 유형은 시세 조종이 49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공개 정보 이용(36건), 지분 보고 위반(27건), 부정 거래(23건)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알고리즘을 이용해 파생상품 시세를 조종한 사례의 구체적 개요(자료제공=금감원)
불공정거래 행위는 복잡한 방식으로 진화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 600개의 증권·은행 계좌를 이용해 시세를 조종하고, 9개 종목의 주가를 동시에 조작하는 행태가 발각됐다.
분식 회계와 허위 공시를 복합적으로 활용한 부정 거래 행위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 주식 매매 수단이 빠르게 모바일화되면서 인터넷·메신저를 통한 불공정 거래도 확산 중인 추세다.
외국인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코스피200야간 선물 시장에서 시세를 조종한 사례와 신규 상장 당일 기준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린 행위도 처음으로 적발됐다. 아울러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하는 외국계 금융사가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기초 자산 가격을 불법 조작한 사례도 발각됐다.
기업 내부자에 의한 불공정 거래도 지속적으로 발생 중이다. 앞서 금감원은 펀드매니저가 상장사 임직원으로부터 악재성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운용 자산의 손실을 회피한 사례를 적발한 바 있다.
박 국장은 "신종 금융상품이 늘고 IT기술이 발달 중인 가운데 불공정거래 수법은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영업 상황, 재무구조, 공시 내용을 면밀히 고려해 투자 판단을 해야 할 것"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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