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메이저리거의 야망을 접고 KIA로 다시 돌아온 양현종(27)이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올해의 각오를 밝혔다. 아직 앳된 모습과 달리 어느새 팀의 허리에 있는 그는 '우승팀 자부심'보다는 새로운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프로야구단 KIA 타이거즈는 오는 3월4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진행되는 2015 전지훈련을 위해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는 항공기(OZ172)에 탑승했다. KIA는 올해 1·2차 훈련 일정과 장소를 나누지 않고 오키나와에서 모든 훈련을 마친다. 이동을 통해 드는 시간과 시차 적응 등으로 소비되는 체력과 기회 등을 아끼기 위함이다.
괌에서 이전부터 훈련하는 재활조와 가족을 보고 미국서 따로 오키나와로 오는 김기태 감독 등 극소수의 인원을 빼곤 모두 이날 인천서 출발하는 오키나와행 항공기에 올라탔다. 양현종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현종은 지난해 다승 2위(16승), 탈삼진 3위(165개)로 한국인 투수 중 해당 분야의 최고봉에 올라섰다. 이같은 활약을 토대로 그는 미국 진출을 노렸지만 현실의 벽은 매우 높았다. 결국 낮은 포스팅 금액에 구단과 상의 끝에 미국행을 접은 그는 다시 이를 악물었다. KIA는 이같은 양현종에게 팀 내 최고연봉인 4억원을 안기며 기살리기에 나섰다.
양현종은 출국 직전 취재진과 잠시 만난 자리에서 "여러모로 많이 새롭다. 감독님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많이 바뀌셨다"며 "마무리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팀에 스스로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 미흡한 점인 제구력이나 체력을 비롯한 여러가지 취약점 보완이 최대목표다. 훈련이 많이 힘들더라도 필히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덧붙였다.
많은 연봉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스스로 돈에 대해서 큰 욕심은 전혀 없었다. 미국 진출에 실패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구단이 많이 대우해주시고 생각해주셨다. 이점 정말 감사하다"고 답했다. 양현종은 지난 11일 KIA와 지난해 받은 1억2000만원 대비 233.3% 인상된 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양현종은 최고액 연봉을 받기도 하지만 어느새 프로 9년차 중견 선수다. 팀에 자신보다 후배 선수가 적잖다. 당연히 이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것을 느낄 법하다.
그는 "어느덧 내 밑에 후배가 많다. 벌써 9년차"라며 "2009년 우승 당시만 생각했는데 어느덧 6년이 지났다. (나)지완이 형 라커룸에 우승했을 때 신문이 있는데 흑백 사진처럼 빛이 바랬다. 그것을 보곤 '이제 (우승의 순간을) 추억으로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승팀의 자부심보다 새롭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의 올해 전력이 약하며 그렇기에 올해 하위권으로 예상된다는 점의 부정적인 견해에 대해선 "저희 팀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솔직히 자존심 상한다"며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선수들이 독기를 품는 계기가 됐다. 프로선수라면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단지 열심히 하기보다는 잘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올해 성적향상을 위한 의지를 보였다.
소속팀 순위 향상도 중요하지만 그는 자신의 타이틀 획득과 성적 향상에 대한 욕심도 당연히 있었다. 지난해 양현종은 29경기에 출전해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라는 성적을 남겼다. 리그 최상위권 한국인 투수이긴 하나 그는 지난해의 성적이 나쁘기에 좋은 대접이 부끄럽단 반응이다.
그는 "내가 봐도 작년 내 성적이 안 좋았는데 시상식에서 상을 받아 부끄러웠다. 통산 평균자책점도 높다. 그래서 올 시즌에는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데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말한 후 "아직까지 탈삼진왕 타이틀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 한국 선수로서 외국인 투수에게 밀린 것이 자존심상했다. 실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량 향상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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