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시가 올해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내놨지만 공급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추진 난항으로 사업이 중단된 물량까지올해 목표치에 포함시켜 눈에 보이는 수치만 늘려놨기 때문이다.
30일 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1만2027가구의 공공주택에 대한 사업승인계획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사업승인계획 물량인 3273가구보다 약 4배 많은 수치다.
공공주택은 공공이 짓는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시 산하 SH공사가 공급 주체다.
주택유형별로 살펴보면 분양주택이 1576가구, 임대주택은 1만451가구를 차지했고, 임대주택 중에서는 국민임대주택이 5658가구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장기전세주택과 행복주택이 각각 2794가구와 1999가구로 뒤를 이었고, 영구임대와 분납·10년·5년 임대는 한 가구도 없었다.
◇ (자료=서울시)
문제는 이 가운데 적지 않은 물량이 지난해 사업승인계획 물량이라는 데 있다.
지난해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올해 사업승인계획 물량으로 넘어온 사업장은 ▲신내 의료안심주택 129가구 ▲거여 12-1 장기전세주택 100가구 ▲은평 3-13BL 미래도시주거 신모델 조성사업 1000가구 ▲상계장암 5단지 도시형생활주택 50가구 ▲마천 3단지 도시형생활주택 136가구 ▲고척동 156 장기전세주택 33가구 ▲천왕 8단지 400가구 ▲신내3지구 4단지 도시형생활주택 216가구 등 모두 2064가구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실제로 사업이 진행된 곳은 1904가구로, 목표치 3273가구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임대주택을 반대하는 인근 주민들과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이 답보상태에 있는 곳들이 대부분으로, 올해 사업승인이 떨어질 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시는 이같은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은 채 모두 공급계획 물량으로 간주했다.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다는지적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국토교통부는 매년 각 지자체로부터 주택 사업승인계획을 취합해 주택종합계획을 발표하기 때문에, 이같은 통계의 오류는 곧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주택정책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보통 주택을 공급한다고 하면 민간 업체는 분양 시점을 기준으로 공급한다고 하지만 정부는 각 지자체의 인허가 물량을 기초로 공급계획을 세워 혼선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당장 들어가 살 집이 필요한데 정부를 비롯한 공공부문에서는 이제 갓 사업을 시작해 몇 년 있다 완공될 물량으로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하기 때문에 정책의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협의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지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며 "각 지자체나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고려해 빠른 시일내에 협의를 완료하고 후속절차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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