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안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22일 절충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통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야는 21일 조세소위 첫 회의를 열었지만 견해차를 재확인하고 정부에 만일에 대비한 투기방지대책을 요구했으며 한나라당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절충안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정부안에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정부가 정책 입안과정에서 시장 정서와 국회 입장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시장의 불신만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다시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는 시장 상황과 맞물려 부동산 세제는 물론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검토 등 완화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 전반이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 절충안으로 봉합될까..투기방지책도 요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안은 20일 기획재정위에서 법안이 상정될 때도 그랬지만 21일 조세소위에서도 여야의 입장 차이가 확연했다.
이는 예고된 상황이다.
정부가 3월15일 개정안을 발표할 때 그 다음 날부터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갈등의 불씨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쳤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여당인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갈렸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절충안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1가구 다주택자에 중과되는 양도세가 일반 양도세의 최고 세율인 35%(2010년 33%)로 단일화해 2010년까지 한시 시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현행 60%(2009~2010년 2년간 45%)인 다주택자 양도세율을 기본세율인 9~33%로 하되 이를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에 따라 이날 조세소위에서 정부가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할 경우 우려되는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일단 정부는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양도세에 대한 탄력세율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소득세법에는 양도세율의 15%를 가감한 범위에서 정부가 정한 부동산 투기지역 내의 주택이나 토지 등에 탄력세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그동안 다주택자에 세금을 무겁게 매기면서 정작 시행된 적은 없다. 따라서 정부는 양도세 중과 폐지로 부동산 투기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 투기지역에 대한 탄력세율 제도를 작동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정책신뢰도 타격..부동산정책기조 변화 주목
22일 열리는 조세소위 마지막 회의는 양도세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위한 첫 관문이다. 정부가 원안을 고집하고 있고 여당에서 절충안도 제시된 상황이지만 통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로서는 정부안이 폐기될 경우 시장의 파장을 감안한다면 절충안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원안이든 절충안이든 조세소위의 문턱을 넘더라도 23일 기획재정위 전체회의를 거쳐야 하며 본회의도 남아 있다.
통과 여부를 떠나 향후 정부가 입을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지난해부터 '부자감세'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전에 국회와의 충분한 소통 없이 정책을 추진한 데 따른 귀결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법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정부 발표를 믿고 부동산을 팔았던 다주택자의 집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정부의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시적 시행으로 봉합되더라도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금이 간다. 그동안 완화 쪽으로만 달려왔던 부동산정책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가 극도로 침체한 상황에서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는 만큼 연초부터 밝힌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방침도 철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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