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은 미래산업이다!)장밋빛 '정부 육성책', 실효성은 '글쎄'
(창간기획)④정부 "글로벌 강국 도약"..잇단 청사진 제시
"나눠주기식 지원으론 한계..정부 콘트롤타워부터 정비해야"
2015-02-17 15:43:31 2015-02-17 15:43:31
[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현 정부는 제약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삼고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 등 다양한 육성책을 내놓았다. 제네릭의약품(복제약)과 리베이트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대신 신약 개발은 집중지원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거듭나게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업계는 회의적이다. "정책은 현란한데, 정작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파마비전2020→제약육성 5개년계획..쏟아지는 지원책
 
정부는 지난 2012년 7월 '2017년 세계 10대 제약, 2020년 세계 7대 제약강국'이라는 파마비전 2020을 제시했다.
 
이후 2013년 5월 '제약산업 글로벌 강국 도약'이 정부 국정과제로 선정됐고, 같은해 7월 제약산업 5개년 계획이 발표됐다. 오는 2017년까지 글로벌 신약 4개 출시를 목표로 총 5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또 현재 2조3000억원인 국내 제약산업 수출을 2017년까지 11조원으로 확대하고, 세계 50위권에 국내 제약회사 하나를 진입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어 지난해 12월 정부는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 보완조치'를 통해 기존에 발표한 5개년 계획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된 내용과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의약품의 연구개발(R&D)과 제품화, 글로벌 진출 지원 확대 등 방안을 다시 발표했다. 국내 개발 신약의 가치를 높이고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적정한 약가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2013년 9월 제약산업 육성펀드 출범 알리는
이태용(위탁운용사 인터베스트) 대표. ⓒNEWS1
정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육성사업도 지속도고 있다. 2012년 41개사에 이어 지난해5개사가 추가돼 현재 46개사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됐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시행 2년여가 지나면서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2012년 지정된 41개 제약사들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국내 제약수출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 수출규모는 2012년 2조2700억원에서 2013년 2조3500억원으로 3.5% 증가한 것에 비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수출금액은 1조4782억원에서 1조6392억원으로 10.9%나 늘어났다.
 
정부는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2013년 1000억원 조성에 이어 지난해 12월 1350억 규모의 두 번째 펀드가 조성됐다.
 
◇업계 "지원책 대부분 현실성 떨어져..규모도 작아 체감 안돼"
 
하지만 정부의 육성책이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다 지원규모 자체도 작아 실효성이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정부는 신약개발 연구비, 세제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제약기업은 정작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많은 제약사에게 혜택을 주려다 보니 한 제약사에 돌아가는 금액은 턱없이 적다"며 "신약 개발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데 12년의 시간, 약 3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 지원은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정말 시장성 있는 기업을 선정해 몰아주는 게 현실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부 정책이 산업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못하는 이유는 제약산업 관련 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이 분산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제약 R&D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분산돼 있다. 이런 탓에 제약 R&D는 IT, 과학기술 등보다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이다. 제약산업 육성도 주무 부처인 복지부보다 산업부가 중심이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은 "신약개발을 비롯해 제약산업 육성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신약개발의 기초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 연구 이후 임상시험은 복지부, 신약개발 산업화는 산업통상부가 담당하고 있는데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개선하고 종합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윤건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은 "제약산업은 신약개발의 기초연구에서 임상, 산업화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산업으로 전주기에 걸쳐 도와야 하는데, 정부정책이 이를 뒤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제약산업과 관련된 전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속)
 
◇2013년 7월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박인석 전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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