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포스코(005490)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이 성사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 매각 후 PIF와 합작해 사우디 현지 건설사를 설립하는 한편 자동차공장 건설도 논의하고 있어 본격적인 중동 진출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1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곧 PIF에 포스코건설 지분을 최대 40%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PIF가 포스코건설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매각 대금은 시장가보다 후한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준 회장이 지난 5일 기업설명회에서 "사우디 국부펀드와 여러 조건을 협의 중인데,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양측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매각이 확정되면 유동성 확보와 함께 오일머니가 밀집한 중동에서 새로운 성장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된다.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이 최근 PIF와 추진키로 한 사우디 현지 자동차공장 설립 역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가 중동 등 신규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국내에서는 더 이상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데 있다. 든든한 공급처를 둔 현대제철의 급성장과 함께 값싼 중국산 수입이 빠르게 늘면서 출혈경쟁이 심화됐다. 업황마저 전방산업의 침체에 여의치 않다. 지난해 영업이익(3조2135억원)은 고점이었던 2011년(5조4677억원) 대비 58%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재무상황도 악화되는 추세다. 포스코의 지난해 부채규모는 39조9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다. 부채비율은 전년 84.3% 대비 3.9%포인트 늘어 88.2%를 기록했다. 권 회장이 지난해 취임 직후 재무구조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포스코특수강 등 비핵심자산 매각이 진행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주가는 포스코특수강 매각 추진이 발표됐던 지난해 8월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한편 포스코는 올해 첫 재무구조 개선 성공사례로 남게 될 이번 지분 매각과 함께 비핵심 자회사 정리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현재 광양제철소 LNG 터미널과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 3개 자회사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포스코에너지 상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당분간 보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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