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발기부전에서 나아가 감기, 멀미, 치매 등의 질환에도 필름형 의약품의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알약을 먹기 힘든 특정 질환 환자들이 필름약을 쉽게 복용할 수 있어 치료 효과가 높아질 전망이다.
필름형 의약품은 셀로판과 같은 얇은 막 형태로 혀에서 녹여 먹는 제품이다. 정제형(알약)과 효과는 같으면서 간편하게 넣어 다니다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한국화이자 '비아그라엘', 광동제약 '이그니스'. (사진제공=각 사)
이런 휴대성과 복용 편의성 덕분에 필름 기술은 발기부전 질환에 도입돼 주목을 받았다. 발기부전 질환을 숨기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필름형 의약품은 발기부전에서 감기, 멀미, 치매 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광동제약과 씨엘팜은 구토치료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필름형으로 공동 개발하고 있다. 서울제약은 치매치료제, 천식치료제, 정신분열치료제, 우울증치료제, ADHD치료제 등을 개발 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치매치료제, 야뇨증치료제, 관절염치료제, 멀미약, 빈혈치료제, 간염치료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CMG제약은 발기부전치료제, 정신분열치료제, 간염치료제, 천식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이들 제품의 개발도 휴대성과 복용 편의성의 연장선에 있다. 치매나 정신질환 환자는 알약을 먹기 힘들어해 복약순응도(처방에 잘 따르는 정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필름형 약물은 혀 위에 올려주면 바로 녹아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아뇨증은 알약을 먹기 위해 복용하는 소량의 물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필름형 의약품으로 개발하면 시장성이 높다. 필름형 멀미, 빈혈, 천식 치료제 등은 상비약으로 휴대성이 좋다. 각사가 공개한 주요 제품군 외에도 일반의약품에서 많이 사용되는 감기약, 두통약 등도 제품화가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의 25% 정도가 알약을 섭취하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면 필름약의 시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품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어지면 필름형 의약품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2013년 기준 75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구내염치료제, 구강청결제 등 필름형 제품 전체 시장은 200억원대 수준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토종 필름형 의약품은 내수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광동제약과 씨엘팜, 안국약품과 씨티씨바이오는 각각 발기부전치료제를 공동 개발해 중국 식의약당국에 임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씨티씨바이오는 다국적 제약사인 테바, 메나리니와 발기부전치료제 해외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씨엘팜은 일본에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의 기술을 이전했으며, 브라질 현지 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중남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제약도 필름기술로 특허 등재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수출 중인 필름약이 아직 발기부전에 그치고 있지만, 개발 라인에 있는 다양한 제품이 해외 진출 길에 오를 것"이라며 "계약이 가시화된 몇몇 제품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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