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전용터미널' 몇년째 검토만..업계 불만 '고조'
업계 "늦게 시작한 일본도 전용터미널로 경쟁력 강화"
2015-03-04 08:38:52 2015-03-04 08:38:52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우리나라 보다 저비용항공사(LCC) 도입이 5년이나 늦은 일본이 자국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용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몇 년째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어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전용터미널까지는 아니더라도 공항 내 차별화된 LCC 전용공간을 더 활성화 해 고객들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다음달 8일부터 일본 나리타공항 내 조성된 LCC 전용터미널(제 3터미널)을 사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매년 약 4억원 정도의 비용을 아낄수 있고, 제주항공 이용객도 기존 대비 평균 41% 인하된 공항시설사용료만 내면 된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 업계에서도 전용터미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항을 자주 이용해 면세점 등을 불필요한 시설로 여기는 이용자에게도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전용터미널이 효과적이다.
 
A항공 관계자는 "우리나라보다 LCC 도입이 늦은 후발주자 일본이 자국 LCC 경쟁력을 위해 나리타와 간사이 등 대형 국제공항 두곳이나 LCC 전용터미널을 갖추는 민첩함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느낀다"고 솔직히 털어 놨다.
 
◇제주항공이 4월 8일 나리타국제공항에서 기존 제2터미널에서 새로 지은 제3터미널(LCC 전용터미널)로 이전한다. 사진은 일본 나리타국제공항 제3터미널 이미지. (자료=나리타국제공항 홈페이지)
 
그러나 단점도 있다. 보통 LCC 전용터미널은 일반터미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리한 곳에 입지할 수 밖에 없다. 편의시설이 부족해 다양한 고객층을 유인하기 어렵고 조성비용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쿠알라룸푸르공항(KLIA)의 LCC 전용터미널의 경우 메인 터미널과 20km 정도 떨어져 있어 셔틀버스로만 이동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국내 업체들과 세차례 간담회를 가졌지만 국내 실정에서는 LCC 전용터미널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용터미널은 공항시설사용료가 싸다는 것이 장점인데 우리나라는 이미 공항사용료가 저렴하고, 또 추가로 인하하기 위한 감면정책도 펼치고 있어 일본과 우리나라의 환경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전용 터미널만을 이용하면 고객 유치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며 "항공사의 이익과 승객의 편의성을 모두 고려해 LCC 전용터미널 보다는 기존 시설 내 LCC 전용 공간을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터미널이 아닌 LCC 전용공간을 지난해 12월 개장했다. 아직 초기 단계여서 비용절감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 향후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발권 받기 위해 많은 여햏객들이 줄을 서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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