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정부가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성을 지원하고, 공모펀드 시장 침체와 저수익형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규제 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펀드 자전거래 요건 등 운용규제를 완화하고 투자자보호 규제를 내실화하는 한편 운용사 자체의 규제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5일 금융위원회는 그동안 발표한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과 규제개혁방안 등을 토대로 자산운용산업 규제 합리화를 위한 자본시장법령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안창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그동안 불편의 목소리가 많았던 펀드 자전거래 요건을 명확히한 점이나, 자산운용사의 사외이사나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기준 완화 등은 업계의 긍정적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덱스펀드, 동일종목 30%까지 투자 허용 등 운용규제 완화
규제 완화에는 ▲공모 증권펀드 분산투자 규제 ▲펀드 자전거래 요건 ▲부동산펀드 투자 범위 ▲증권펀드 일시적 소규모 차입 ▲투자일임재산 증권대차 ▲머니마켓펀드(MMF) 유동성비율 규제 예외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10% 분산투자 규제에 대한 예외를 확대해 펀드가 다양화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미국처럼 펀드 재산의 50% 이상을 다른 종목에 5%씩 분산하는 경우 나머지는 같은 종목에 25%까지 투자를 허용한다. 또 인덱스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같은 종목에 30%까지 투자할 수 있다.
펀드 자전거래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사유는 업계 불편을 반영해 명확화하기로 했다. 예외적 허용 사유에서 '불가피한 경우', '증권시장 매각이 곤란한 경우'라는 애매한 요건은 없애고, 펀드 설립 후 1개월이라는 기간제한도 없애기도 했다. 이에따라 펀드 자전거래는 법령 준수 및 환매대응을 위한 목적인 경우에는 허용된다.
부동산펀드 투자 범위는 확대된다. 부동산 펀드를 통해 호텔 등 부동산 운영을 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부동산 펀드가 투자한 특수목적회사(SPC)의 투자 범위를 부동산 펀드 투자범위와 동일하게 확대하는 식이다.
증권펀드를 일시적으로 소규모 차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사유도 확대한다. 펀드를 운용하거나 결제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시적 금전차입 수요도 차입한도 순자산 5% 이내(기간 3개월 범위 내)에서 해소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머니마켓펀드(MMF)의 유동성비율 규제에 대한 예외사항은 투자자 환매로 인해 규제비율을 밑돌 경우로 확대하고, 초단기 전단채 편입한도 역시 최상위 1%, 차하위 0.5%까지 포함하도록 한도를 신설했다.
◇펀드 매니저 공시 법적 근거 마련..투자자보호 규제 내실화
정부는 설정원본 50억원의 소규모펀드는 합병 특례 대상을 확대하고 모자형 전환 대상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현행 소규모펀드 합병은 소규모펀드끼리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일반펀드간에도 합병이 허용된다.
안창국 과장은 "소규모펀드 감축을 위한 방안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30%대에 머물러 있어 시장 활력을 더하기 위해 추가적인 안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편의를 위해 펀드 매니저 공시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이에따라 현재 자율규제 사항인 매니저의 인적사항, 운용 펀드의 수와 펀드별 수익률, 성과 보상 기준 등을 비교공시토록 했다.하지만, 자산운용사의 경영공시 항목 중 자사주 취득·처분 등 펀드투자자와 관련이 적은 사항은 공시하지 않아도 되도록 부담을 줄이기도 했다. 펀드 수시공시 방법은 현행 3가지에서 홈페이지만 의무화한다.
투자자 보고서 규제는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내용을 중심으로 재편한다.
안 과장은 "보고서를 들여다보니 수익률, 평가금액, 환매예상액 등을 담은 펀드잔액보고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가장 높았다"며 "이를 중심으로 보고서 규제를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완화..자산운용사 부담 경감
자산운용사들의 부담도 일부 덜어주기로 했다.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설치 의무는 현행 운용자산(AUM) 6조원 기준이지만 지배구조 모범규준과 같은 20조원으로 완화한다.
또 채권, RP는 상장여부와 관계 없이 자산운용사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보유 주식 의결권 행사를 주주총회 때마다 거래소에 공시하도록 한 의무도 연 1회로 완화한다.
이밖에 계열사간 거래가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계열사 신규펀드 판매 상한 50% 등의 규제는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사항은 9일 입법예고 후 정기국회에 제출되며, 시행령·감독규정 개정 사항은 상반기 중 개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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