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원수경기자] 10일 치뤄진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중점은 가계부채와 핀테크, 관치금융 문제 등 금융현안에 대한 정책검증에 맞춰졌다.
특히 임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현안으로 꼽았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민간금융기관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가계부채 협의체 건의..시스템 리스크는 아냐"
임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가계부채의 현황에 대해 "증가속도가 다소 빠르지만 아직 시스템 리스크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비주택대출 및 제2금융권 대출에 대한 미시적·부분적 관리 강화 ▲관련 기관과 공동 협의체 구성 ▲은행권의 심사관행 개선 유도 등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News1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핀테크 생태 조성을 약속했다. 실익이 적을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술금융에 대해서는 취임 이후 실태조사를 예고했다. 임 후보자는 "은행이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고 의지를 갖게 하는게 기술금융의 숙제"라고 진단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관치금융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간 금융사가 전문성 있는 사람을 쓰도록 외부기관의 부당한 인사 압력도 차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은 노사 양측의 합의과정을 거쳐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신속히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며 "다양한 매각방안을 공론화하고 우리은행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 문제에 대해서는 인하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며 체크카드 수수료도 특성을 반영해 합리적인 조정이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 '재확인'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 후보자는 "금융권에는 왜
삼성전자(005930)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김상민 의원(새누리당)의 질의에 "금융권이 보수적인 경영을 하고 있고 정책의 낡은 규제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책임있는 경영과 보신주의 타파에 앞장설 것"이라며 "기술금융의 정착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게 중요한데 역시 자본시장 활성화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부문과 관련,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받은 내용이 재차 거론되기도 했다.
김태환 의원(새누리당)은 "각 증권사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평균 7%대에서 8%대로 올랐다"며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융자를 받은 후 만기일까지 사실상 주식이 담보가 되고, 문제가 발생할 때 반대매매가 강제로 실행돼 증권사의 위험도 은행의 신용대출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보다) 고금리를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후보자는 이에 대해 "증권사의 재원조달 구조가 달라진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는데, (금융위원장) 업무를 맡게된다면 이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고 답했다.
새롭게 추진된 배출권거래제(ETS) 시행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임 후보자는 "주식시장이 기본적으로 침체돼 있다는 점이 원인일 수 있는데,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 제도상 보안이 필요한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운계약서·위장전입·세금탈루..도덕성도 도마에
당초 정책검증이 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됐으나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과 위장전입, 세금탈루 등 도덕성 문제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다운계약서에서 부동산 매매가격을 실거래가 대비 3분의1 이하 로 신고했다"며 "이는 적극적인 탈세행위"라고 지적했다.
임 후보자는 지난 2004년 3월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를 6억7000만원에 매입하면서 실제로는 2억원으로 신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당시 다운계약서가 관행이었다고 해도 철저히 챙기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위장전입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통해 경제적 혜택을 받은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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