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맥주 1위 기업인 오비맥주가 올해
하이트진로(000080), 롯데주류에 맞서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취임 3개월에 넘어선 프레데리코 프레이레(Frederico Freire) 사장이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경영 방침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이같은 지적은 커지는 분위기다.
프레이레 사장은 지난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주류의 가세 등 새 경쟁 구도에 대한 질문에 "그만큼 맥주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시장이 질적, 양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반길만한 현상이라고 본다"고 진단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여름 (산화취 사건) 이후 고비는 있었지만,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면서 "특히 11월 중순 '더 프리미어 OB'를 출시했고, 이 제품은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제품 경쟁력에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의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춰 올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주력 제품인 '카스'나 'OB'에 대해서는 기존 수출량을 2배 이상 높이겠다는 목표를 밝혔을 뿐 국내 시장에서의 구체적인 마케팅 방향은 제시하지 않았다.
'카스'와 'OB' 등의 브랜드가 지난해 기록한 수출량은 약 150만상자로 오비맥주의 전체 수출량과 비교해 10%에도 미치지 않는 등 국내와 달리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오비맥주가 AB인베브에 재매각된 이후로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철저한 수익 위주의 경영을 요구하는 글로벌 본사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경영진 역시 국내 시장의 추세 변화를 파악하면서도 사실상 시장 점유율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304억원, 영업이익은 3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5%, 18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지난해 4월 '하이트' 리뉴얼 이전 출하량 조절로 1분기 맥주 점유율이 35.0%까지 하락했던 것에서 올해는 38.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주류는 기존 맥주 1공장 생산량의 2배인 10만㎘로 늘린 것에 이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클라우드'의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연간 매출액 추정치인 850억원을 고려할 때 90%에 이르는 공장 가동률로 맥주 점유율이 기존 2.5%에서 2분기에는 4.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경쟁사의 공세가 펼쳐지는 상황에서 외국인 사장을 중심으로 한 오비맥주 경영진이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펼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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