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다른 항공사 예약 승객이
아시아나항공(020560)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항공사의 보안 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1시15분(현지시간) 홍콩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722편에 제주항공 예약 승객이 탑승하면서 이륙한지 1시간 만에 회항했다.
사건은 제주항공을 예약한 A씨가 40분 먼저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기 위해 친구인 B씨와 항공권을 바꿔 탄 것이 발단이 됐다. 회항 이후 이들은 홍콩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고 이튿날인 17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공항 측 조업사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공항마다 차이는 있지만 홍콩공항은 게이트에서 탑승권과 함께 여권을 항공사의 조업사가 확인한다. 제주항공의 조업사는 B씨의 탑승을 제지한 반면, 아시아나항공 조업사는 이를 제대로 확인 못했다.
어떻게 보면 작은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비행기가 회항하는 동안 항공기에 탑승했던 259명의 승객은 불안에 떨어야 했고, 여행일정이 4시간이나 늦어지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만일 테러 등 범죄 목적으로 악용됐더라면 작은 실수라는 말은 용납될 수 없다.
이처럼 안전불감이 가져온 사고는 최근에도 발생했다. 올해 초
대한항공(003490) 직원의 실수로 가수 바비킴이 비슷한 이름의 다른 승객 탑승권을 발권 받아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 역시 직원의 실수에서 시작됐지만 항공사의 보안이 얼마나 취약한지 엿볼수 있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두 세 차례 보안 심사를 거쳤다고 해도 불순한 목적이 있었다면 큰 사고는 언제 든지 날 수 있다"며 "보안과 안전에 대한 안일한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항공보안법 위반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내 소란행위가 있었던 바비킴 사건과 달리 항공보안법을 위반한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항공사가 행정적으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도 어느 정도 잘못이 있었기 때문에 민·형사상 소송 등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탑승절차에서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승객 탑승 전 게이트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향후 인력을 추가하고 현지 조업사에 대한 관리감독과 교육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4시간이나 지나 인천공항에 도착한 탑승객 259명에게 100달러 상당의 교환권을 제공했다. 해당 교환권은 항공권이나 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다른 항공사 승객이 아시아나항공에 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잇따른 항공보안 허점에 추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서울 김포공항에 계류중인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 뒤로는 대한항공 여객기.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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