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윤두현(사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이하 케이블협회)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낙하산 논란 속에 협회장 자리를 차지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불편한 시선을 애써 감추고 있다.
케이블협회는 지난 17일 차기 협회장 공모자 면접 후 비밀 투표를 통해 윤두현 전 수석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협회는 "윤두현 전 수석이 인터뷰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전문성과 열정을 보였다"며 "면접 후보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News1
앞서 협회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후보자 공모를 진행했고, 윤두현 전 수석을 포함한 5명이 지원했다. 면접에는 윤 전 수석과 양휘부 현 케이블협회장, 조재구 전 중화TV 사장, 강갑출 전 YTN 보도국장이 참석했고,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은 불참했다.
윤두현 전 수석은 큰 이변이 없는한 오는 19일 이사회와 26일 총회를 거쳐 차기 협회장에 정식 취임한다.
새 협회장을 맞게 된 케이블업계는 공식적으로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정권과 거리가 가까운 인물인 만큼 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케이블업계에는 지상파 재송신, 통합방송법 제정, 결합상품 출혈경쟁 등 단기간에 매듭짓기 어려운 일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청와대를 나온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업무 연관성이 높은 케이블협회에 자리잡은 윤 전 수석의 행보에 대해 편치 않은 시선은 여기저기서 묻어난다. 이전에도 협회장 선출에 정부 입김이 작용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청와대에서 직접 내려온 인물은 없었다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달 초 미래부는 케이블협회 회원사인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대표들을 불러 윤두현 전 수석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복수의 관계자가 꾸준히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12일 열린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고 위원은 "대통령 참모가 낙하산으로 민간 단체장 자리에 들어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 국정 운영 기조와도 배치되는 부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본인이 의욕을 많이 보이고 있는 만큼 잘 해주시기를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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