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애경기자] 우리 고유의 전통 소재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이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수입 소재 중심이던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국내 소재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별인정형 제품은 고시된 품목 이외에 안전성, 기능성을 개별로 인정받은 원료로 제조한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
23일 식약처의 기능성 원료 개별인정 현황에 따르면 국내 제조 소재는 2013년 22건으로 전년대비 120% 늘은 반면 수입 소재는 15건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수입 소재는 2009년 73건을 기록한 이후 수입 소재의 신규 발굴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도 국내 개발된 기능성 소재들이 잇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을 받았다.
#KGC라이프앤진이 애스앤디와 공동 개발한 감태추출물이 3월 중순 국내 최로 수면개선 기능성 소재로 개별인정을 획득했다.
KGC라이프앤진은 이르면 오는 6월 초 감태추출물을 활용한 수면개선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사랑은 국내 최초로 기능성 석류농축물질(P-estroHL) 개발에 성공, 지난 해 갱년기개선 기능성 소재로 개별인정을 받았다.
건강사랑은 이달 중에 기능성 석류농축물질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닥터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개발 기능성 소재가 상업화에 성공한 사례는 드문 상황이다.
식약처의 개별인정형 생산실적 현황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백수오등복합추출물(704억원),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540억원), 당귀혼합추출물(314원), 그린마떼추출물(229억원) 등 4개 소재만이 100억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2013년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매년 5%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소재 시장은 턱없이 작은 규모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국내 소재가 상업화에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대량생산 시스템 미비, 높은 생산단가 등 상업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연구를 위한 연구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기능성 소재가 연구개발 됐다면 원료도 국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며 "하지만 국내에 원료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획득한 업체가 5군데 정도 밖에 없을 정도로 대량생산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원료를 생산하면 수입에 비해 4배 이상 가격이 비싸진다"며 "이는 비싼 가격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로 돌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재 개발은 대부분 학교나 연구소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소재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복잡하고 높은 비용이 드는 제조공정을 취하는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연구하는 사람은 연구만, 인허가 하는 사람은 인허가만, 임상하는 사람은 임상만 하는 실정"이라며 "기능성 소재 개발부터 인허가,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로드맵을 그리고 연구개발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상업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식약처로부터 개별인정을 받은 감태추추 물, 석류농축물질(사진제공=KGC라이프앤진, 건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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