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유럽 주요국들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잇따라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은 중국의 거부권 행사 포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경우 미국이 거부권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있었던 유럽 주요국과 신흥국들을 고려해 중국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거부권 행사는 한 나라의 반대만으로 중요한 사항의 의결을 저지할 수 있는 제도로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은 지분의 15%이상인 미국에게만 이를 부여하고 있다.
WSJ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거부권 포기 의사가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이 참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어떠한 국가도 AIIB 운영에 있어 단독으로 결정권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의 뜻대로 AIIB가 움직일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IMF에서 미국의 거부권에 불만을 가진 신흥국 입장에서 공정한 조직 운영을 어필하겠다는 의도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거부권 행사를 포기했다고 해서 중국이 주도권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AIIB 대출을 외교의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역시 이를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7개국(G7)은 AIIB에 참가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높은 수준의 운영과 회계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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