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은행으로는 힘들다"..비은행 강화 잰걸음
저금리 기조 심각..수익구조 다변화로 돌파구
2015-03-26 17:42:01 2015-03-26 17:42:01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가 LIG손해보험사 인수를 확정하는 등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지주사의 주력계열사인 은행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비은행 부문을 키워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KB·하나·농협, 은행 대신 증권·보험·카드 약진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은 인수가격 문제로 연기해온 LIG손해보험 인수안을 최종 확정하면서 비은행권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자산비중은 26%인데 LIG손보 인수 후 30%로 늘어나게 된다. 당기순이익도 비은행 부문 비중이 28%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KB금융측은 전망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 손해보험사의 이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LIG손해보험, KB캐피탈 간 자동차 복합상품 출시와 KB생명과 LIG손해보험 간 교차판매 등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통해 지나치게 높았던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구조 다변화 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경영 비전 발표에서 2025년까지 현재 10% 초반대인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한참 떨어져있다. 지난해 그룹 총자산 기준으로 하나은행은  49.3%,외환은행은 36.1%로 은행 부문이 85%에 달한다.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15%에 불과한 셈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사실상 중단됐으나 그나마 지난해 외환은행의 카드부문과 하나SK카드가 통합 출범한 하나카드가 효과를 발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시장점유율로 롯데카드를 누르며 카드업계 5위로 뛰어올랐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이 오른 것은 양사 통합의 시너지가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올해 진정한 시너지 효과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2012년 말 77%에 육박하던 은행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7%로 떨어졌다. 비은행 자산 비중이 23%에서 33%로 확대됐다.
 
농협금융의 비은행 부문 확대에는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공한 덕이 크다.
 
우투증권 패키지를 품으면서 농협금융의 총자산은 2013년 25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15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계열은 금융지주사 가운데 자산규모가 각각 1위로 은행 편중적인 사업구조에서 벗어났다.
 
농협금융은 은행과 증권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복합점포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복합점포 관련 법이 개정된 데 따라 각 금융분야간 칸막이가 없는 최초의 복합점포로 만들어졌다. 농협금융은 올해 이런 복합점포를 앞으로 전국적으로 열겠다고 밝혔다.
 
◇은행 공격영업 불가능..비은행으로 리스크 분산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강화에 주력하는 이유로는 금융지주사의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신한금융지주 사례를 보면 확실해진다.
 
신한지주(055550)는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2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가운데 은행 의존도가 60% 수준에 머무르는 모범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신한의 비은행계열사들은 지난해 순이익을 모두 합치면 9240억원에 이른다. 그룹의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38.2%에서 지난해 38.7%로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다변화된 수익구조가 특히 불황인 시기에 힘을 발휘하는 듯 하다"며 "지금은 공격적인 은행 경영을 펼칠 만한 업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4%대를 기록하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1%대로 떨어졌다.
 
은행권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질수록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가 줄어 예대마진이 감소하게 된다"며 "은행의 핵심영업지표인 순이자마진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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