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앵커 : 고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출시 사흘만에 12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초반부터 광풍에 가까운 열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빚의 고통에 힘들어하던 국민들이 많았다는 뜻일겁니다. 하지만 열기에 비해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안심전환대출의 현황과 한계점 등을 경제부 원수경 기자와 점검합니다. 안심전환대출이 어떤 것인지 정리부터 해볼까요?
기자 : 안심전환대출은 정부가 내놓은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인데요, 변동금리이거나 이자만 내고 있는 대출을 고정금리이면서 분할상환하는 대출로 바꿔주는 제도입니다.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하면 기존 대출을 연 2.6%대의 낮은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금리 이외의 조건으로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대출 잔액 5억원 이하면서 대출을 받은지는 1년이 넘고 최근 6개월 이내에는 연체가 없어야 대상이 됩니다.
갈아타는 대출은 말씀드린 것처럼 연 2.6% 정도의 금리가 적용되고요 만기는 10년, 15년, 20년, 30년, 상환방식은 원리금 분할상환입니다. 거치기간 없이 전환 다음달부터 원리금 분할상환이 바로 시작된다는 점을 숙지하셔야 하고요, 총부채상환비율이나 담보인정비율 규제가 새로 산정된다는 점도 따져보셔야 합니다. 또 신청은 기존 대출 은행에서만 가능합니다.
앵커 : 출시 첫날부터 승인 속도가 매우 빨랐는데요, 오늘까지 얼마나 승인됐나요?
기자 : 네, 정부는 당초 월 5조원, 연간 20조원 한도로 안심전환대출을 운용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출시 첫날부터 월간 한도를 소진했고요, 지금은 연간 한도의 절반 이상을 소진했습니다. 첫날은 약 4조4500억원, 둘째날도 이와 비슷한 규모인 4조3000억이 승인됐습니다. 셋째날인 오늘 3조7500억원이 승인됐는데요, 총 승인금액은 12조3700억원입니다. 빠르면 내일, 늦어도 다음주 초반에 한도 전량을 소진할걸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초기부터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은행 대출창구도 많이 붐볐는데요, 첫날은 은행이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하는 행렬이 있었고요 일부 영업점에서는 대기자가 30~40명씩 몰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초반 대기수요가 많이 해소되면서 창구의 혼잡함은 완화되고 있습니다.
앵커 : 벌써 10조원이 넘었으면 연간 한도의 절반 이상을 소진한건데요, 한도는 더 늘어나는건가요?
기자 : 이 점에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많으실텐데요, 승인 숫자를 보면 아시겠지만 정부는 이미 당초 계획했던 월간한도는 폐지한 상태입니다. 20조원 한도가 모두 소진될 경우에도 당분간은 추가판매가 없을 예정입니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늘리면 좋겠지만 안심전환대출이 은행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상품인데다가, 대출을 전환하는 만큼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를 매입해야되는데 이런 점까지 모두 감안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상황을 모니터링해가며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재판매에 들어가더라도 하반기 중에나 가능할거라는 전망입니다.
다만 현재 은행권에 국한된 대상을 제2금융으로 확대하는 방안에대해서는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인데요,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호금융 제2금융권과 대화 계속 나누고 있다. 계속 고민하고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 안심전환대출이 이렇게 인기는 많지만 실제로 하우스푸어를 구제하는데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 네,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여러 한계점도 안고 있는 상품인데요. 우선 좀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금은 상대적으로 금리부담이 큰 제2금융권 대출자가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요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같은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으로 대출받은 사람들, 오피스텔 거주자 등도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또 전환 다음달부터 바로 원리금상환이 시작되면서 대출자 입장에서는 당장 갚아야 할 금액이 늘어나는데요,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상환 여력이 있는 대출자에게 지원이 집중되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 금융당국은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 안심전환대출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기자: 만약 집값이 떨어져서 안심전환대출에서 탈락하는 경우라면 LTV 초과분 만큼의 원금을 우선 상환하면 대출을 바꿔탈 수 있습니다. 일부 원금을 상환할 여력이 안되는 경우에는 주택금융공사의 '채무조정 적격대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안심전환대출 출시에 맞춰 채무조정 적격대출의 자격 기준도 다소 완화된 상태인데요, 다만 금리는 안심전환대출보다 높은 3.01~3.96%로 책정돼 있습니다. 2금융권 대출자라면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체크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안심전환대출을 빙자한 대출사기까지 발생하고 있는데요, 안심전환대출을 예약해주겠다며 신분증 사본과 통장사본 등 대출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보내달라는 전화가 온다면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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