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청와대문건 유출'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박관천(49) 경정이 "박지만 EG 회장에게 전달된 청와대 내부 문건은 대통령 비서실 차원의 친인척 관리 시스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최창영) 심리로 10일 열린 박 경정과 조응천(53)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 한모(45) 경위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절차에 따라 관리 대상자에게 주의를 고지하는 방법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 경정은 "난 당시 문건을 전달해서 주의를 주는 게 대통령 비서실 차원의 친인척 관리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서 전달한 것"이라며 "이에 대해 특별히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조 전 비서관의 개인 판단으로 박 회장에게 문건이 전달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 문건을 복사해 박 회장 측근 전모씨를 통해 전달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정을 알아달라"며 친인척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친인척 관리업무 과정에서 관리 대상자에 대한 고지 방법에 일정한 규정이 없었다"며 "청와대 일반 행정관이 대통령의 동생에게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 주의를 줄 수 있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 측은 공무상 비밀 문건을 굳이 전달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적인 청와대 문건을 민간인인 박 회장에게 전달한 행위는 청와대 보안 규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또 전달된 문건 중 박 회장과 관련 없는 특정 인물들에 대한 개인비리 등이 담겨 있다는 점도 문제로 삼았다.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정윤회씨 동향보고서 등 청와대 내부문건 17건을 박지만 EG 회장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고, 박 경정은 지난달 24일 단속무마 청탁으로 1억7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한 경위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에 보관된 박 경정의 청와대 문건 등을 세계일보 조모 기자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관천 경정이 지난해 12월 9일,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검찰청사를 나서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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