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13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문 팀장은 이날 "좌고우면 하지 않고 막힘 없이 수사하겠다"며 사실상 이번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예고했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성 전 회장이 사망 직전까지 지녔던 메모지의 필적을 조사한 결과 본인의 필적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그동안 성 전 회장과 경남기업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로부터 이번 의혹과 관련된 자료 일체를 전달받아 분석 중이다.
문 팀장은 이번 수사에 대해 "쉬운 수사가 아닐 것"이라면서도 "수사역량을 총 집중한다면 (우려와는 ) 또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진태 검찰총장 역시 이날 오전 특별수사팀의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강조하고, 모든 가능성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당부했다.
◇'성완종 리스트' 어디까지 수사하나
이번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도 성역 없는 수사를 당부한 만큼 특별수사팀은 우선 수사 대상과 범위에 대해 제한 없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우선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숨지면서 남긴 메모 리스트를 단초로, 현재까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서 확보한 자료 중 자금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계좌 추척내역 등 의혹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증거들을 넘겨받아 우선 수사대상을 추리고 있다.
또한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 중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등 지난 2012년 대선 자금과 관련이 있어 대선 불법 정치자금 수사로 확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문 팀장 역시 이날 "리스트 외의 인사들 중에서도 단서가 잡힌다면 수사할 것"이라고 말해 수사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적용 혐의 법리 검토 어떻게
리스트에 나온 인물 중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돈이 전달됐다는 의혹의 시기 당시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는 5년으로, 공소시효가 만료돼 수사 대상에서 일단 제외된다. 그러나 뇌물수수로 법리를 적용하면 공소시효 10년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성 전 회장의 리스트에는 '허태열 7억'이라고 적혀있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인지, 뇌물수수인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를 검토 중이다.
이 외에 홍 의원은 2012년 대선 자금으로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적용될 수 있는 공소시효 연한은 7년이다. 또 홍준표 경남도지사 역시 2011년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공소시효 면에서는 이렇다 할 부담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의 금품수수 의혹은 성 전 회장의 메모가 사실상 증거의 전부여서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장례 절차가 끝난 이후 유족과 회사측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전달받아 물증을 보강할 방침이다.
특별수사팀은 이와 함께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인터뷰를 통해 확보한 <경향신문>의 녹음파일 및 녹취록 역시 이번 수사의 단서 내지는 주요 증거로 보고 자료를 제출 받아 분석할 예정이다. 성 전 회장의 자살 현장에서 발견된 휴대폰 2대의 통화 내역도 특별수사팀으로서는 중요 자료다.
◇특별수사팀, 정권실세 수사할까
이번 사건의 특징은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 상당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된 인물 가운데에는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등이 그들이다.
의혹이 제기된 뒤 이 총리 등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필요하다면 검찰에 직접 나가 조사를 받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특별수사팀의 수사 방침은 관련된 의혹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로,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김 총장은 물론, 야당과, 여당, 박근혜 대통령까지 성역없는 수사를 주문하고 있어 일단 표면적인 부담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체를 확인하고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역시 부족한 물증이 가장 큰 장애물로 보인다.
특히 김 총장은 이번 수사에 대해 문 팀장으로부터 수시로 진행상황을 보고받는 등 직접 수사를 챙길 것으로 보여 김 총장의 의지가 십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흔들리지 말고 한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를 하라"는 김 총장의 지시가 다시 한번 주목되는 대목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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