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줄고 이혼 늘어..늦깎이 '황혼이혼'도 급증
'검은머리 파뿌리' 옛말..30년 이상 이혼 10년 전보다 2배 '껑충'
2015-04-23 13:40:14 2015-04-23 13:40:14
지난해 혼인은 줄고 이혼은 늘었다. 특히 '검은머리 파뿌리'라는 말이 옛말이 될 정도로 중년부부의 황혼이혼이 급증했다. 지난 2011년까지는 결혼한 지 4년 이하 이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2012년부터는 20년 이상 이혼이 1위를 차지했다. 30년 이상 이혼도 10년 전에 비해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1만5500건으로 전년보다 0.2%(200건) 증가했다.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粗)이혼율은 2.3건,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는 4.7건으로 각각 전년과 유사했다.
 
(자료=통계청)
 
평균 이혼연령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남자 평균 이혼연령은 46.5세로 전년에 비해 0.3세 올랐다. 10년 전에 비해서는 4.9세 상승했다. 반면에 여자 평균 이혼연령은 42.8세로 전년보다 0.4세 올랐다. 10년 전과 견줘서는 4.7세 상승했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14.3년으로 전년보다 0.2년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3년 길어져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의 이혼이 28.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0년 이상 이혼도 눈에 띈다. 지난해 혼인지속기간 30년 이상 이혼은 1만300건으로 전년보다 10.1%나 급증했다. 10년 전과 비교해서도 2.3배나 늘었다. 은퇴 이후 자신의 삶을 찾는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윤연옥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11년까지 4년 이하 이혼이 가장 큰 비중이었으나, 2012년부터는 20년 이상 이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 부부의 특성을 보면 미성년 자녀가 없는 부부가 절반을 넘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혼 부부 구성비는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에 미성년 자녀가 있는 이혼 부부는 전체 이혼의 49.5%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미성년 자녀가 1명인 이혼 부부의 구성비는 25.9%, 2명은 20.2%, 3명 이상은 3.3%를 차지했다.
 
외국인과의 이혼은 감소 추세다. 지난해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 건수는 9800건으로 전년보다 6.9%(700건) 줄어 2008년(1만10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이혼 중 외국인과의 이혼 구성비도 8.4%로 전년볻 0.6%포인트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혼인은 30만5500건으로 전년보다 5.4%(1만7300건) 줄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6.0건으로 전년에 비해 0.4건 감소했다.
 
재혼도 늘고 있다. 지난해 남자 혼인의 초혼과 재혼 비율은 84.4%와 15.6%로, 전년보다 초혼 비율이 0.4%포인트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여자도 초혼과 재혼 비율이 82.3%와 17.7%로, 전년에 비해 초혼 비율이 0.9%포인트 감소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0.2세 상승했고, 10년 전에 비해서는 남자 1.9세, 여자 2.3세 올랐다.
 
윤연옥 과장은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30대 초반으로 완전히 이동했으며 여자의 초혼연령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초혼 부부 중에서는 여자 연상 부부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여자 연상 부부는 16.2%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늘면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에 남자 연상 부부와 동갑 부부 구성비는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다소 줄었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2만3300건으로 전년보다 10.2%(2600건) 감소했다. '한국남자+외국여자' 혼인은 전년보다 11.8%, '한국여자+외국남자' 혼인은 6.4% 각각 줄었다.
 
윤 과장은 혼인·이혼 통계에 대해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의식이 변화하면서 해마다 이런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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