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호 전 상무 측 "증거 인멸, 회장 지시 따른 것"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와 관련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가 증거 인멸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의 변호인은 24일 영장실질심사 직후 "쟁점은 증거 인멸을 주도적으로 했느냐로, 그 부분을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해석에 따라서는 자백으로 볼 수도 있지만, (박 전 상무가) 주도적으로 하지 않았다"면서 "다른 조항이나 반대 증언들이 있어 이에 대해 논쟁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피의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회사를 퇴사하지 않는 이상 공범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 전 상무는 지난 21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증거 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의 지시로 증거를 인멸한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영장심사 도중 눈물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15일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CCTV 자료 중 일부가 빠졌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 빼돌려진 것으로 보도된 비자금 장부는 정확한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변호인은 "은닉 또는 인멸의 정황이 있었다고 하는데, 피의자조차도 자료가 어떤 것인 잘 모른다"며 "어떤 자료가 없어진 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검찰이 찾은 것은 아니란 얘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오후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 중 한 명인 전 경남기업 상무 박준호 온양관광호텔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돼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정해훈 기자([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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