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국민연금과 연계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타결됨에 따라 남은 직역연금인 군인·사학연금도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군인·사학연금은 공무원연금에 준하는 기준으로 변동돼 입법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절차를 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년도 국회의원 선거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여야 모두 군인·사학연금 개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연내 개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먼저 군인·사학연금 개혁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했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국방부와 사학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2030년까지 두 연금의 누적 국가보전금은 각각 32조원과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군인연금에 투입되는 국가보조금은 매년 증가해 2013년에만 1조3692억원, 누적 19조원에 이른다. 사학연금도 2033년 기금액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시작으로 군인연금과 사학연금도 시급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한국연금학회)는 “군인·사학연금은 당연히 공무원연금에 준하게 개혁돼야 한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사학연금은 다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두 연금은 공무원연금과 계속 연동돼 움직여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렇게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학연금의 지급률은 공무원연금을 준용하지만, 기여율은 별도로 정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학연금은 기여율이 고정된 채 지급률만 내려가게 된다.
문제는 정부 여당의 의지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군인·사학연금 개혁 계획이 담긴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는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꿔 군인·사학연금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기금재정 등 군인·사학연금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공무원단체의 반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추가 개혁은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당시 정부 발표에 대해 “뒤치다꺼리하다가 골병들 지경”이라고 반발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현재까지도 군인·사학연금 개혁과 관련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새정치연합)은 “군인·사학연금은 공무원연금하고 연계돼 있으니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는 공적연금 발전의 범위를 1차적으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기초연금으로 삼았다. 군인·사학연금은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호영 위원장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